美생명윤리委『인공수정된 인간배아 실험연구 활용』

  • 입력 1999년 5월 23일 20시 18분


미국 대통령 직속 생명윤리자문위원회는 인간배아를 이용한 복제실험과 연구를 허용하도록 빌 클린턴 대통령에게 권고키로 결정했다고 미 워싱턴포스트지가 23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자문위는 “인간배아 실험으로 인한 생명윤리 논란에도 불구하고 난치병 치료 등 실험으로 얻게 되는 사회적 효용이 더 크다”는 이유로 이같이 결정하고 다음달 제출할 최종보고서에 이를 반영키로 했다.

자문위원들은 “미 하원이 94년부터 인간배아 연구에 대한 연방정부의 지원을 금지한 것은 수백만명의 난치병 환자들에게는 부당한 조치”라며 정부지원이 시작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금까지 미국은 일부 민간 연구소에 대해 ‘지극히 제한된 범위 내에서의 실험실 내 배아 연구’를 허용할 뿐 인간배아 연구를 원칙적으로 금지해왔으며 이에 대한 연방정부의 지원도 금지하고 있다.

자문위의 이번 결정은 일반 불임클리닉에서 사용 후 폐기할 예정인 인간배아 이용까지 허용함으로써 인간배아 연구를 크게 활성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자문위는 연구에 사용될 인간배아를 ‘불임클리닉에서 인공수정을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불임부부가 사용을 승인하는 것’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상당수 의원들과 일부 낙태반대 사회단체들은 “자문위의 권고는 인간배아 훼손과 파괴에 대한 연방정부의 지원을 막는 연방법을 위배한 것”이라며 인간배아 실험연구는 곧 인간복제 실험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나자문위위원장인해롤드 샤피로 프린스턴대 총장은 “인간배아에 대한 도덕적 의무와 인간의 건강과 복지에 대한 도덕적 의무 사이에서 균형을 취한 것”이라고 권고안의 취지를 밝혔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