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尼『수하르토 처벌』대규모 시위

  • 입력 1999년 5월 23일 19시 59분


44년만의 자유총선인 6월7일의 총선을 앞둔 인도네시아에서 수하르토 전 대통령 실각 1주년인 21일 학생들이 부정축재 혐의를 받고 있는 수하르토를 처벌하라고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이며 군경과 충돌했다.

특히 자카르타에서는 학생 수천명이 ‘수하르토를 체포해 법정에 세우라’는 플래카드와 깃발을 들고 ‘수하르토를 교수형에 처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의사당 진입을 시도했다.

이들은 수하르토의 후계자인 BJ 하비비 현 대통령에 대해서도 사임을 촉구하며 의사당 진입을 막는 군경을 향해 돌을 던졌다. 이에 군경은 경고사격과 함께 최루탄을 발사하며 시위를 진압했다.

이날 충돌은 최근 수개월간 자카르타에서 발생한 최악의 사태다. 한 인권단체 대표는 이같은 상황이 진정되지 않는다면 6월7일 총선에도 지장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인도네시아 남동부 술라웨시주(州) 주도인 켄다리에서는 학생 수십명이 개혁정책의 완수를 요구하며 검찰청사 앞까지 평화행진을 벌였다. 중앙 자바주의 주도인 세마랑에서도 학생들의 시위가 벌어졌다.

인도네시아와 파푸아뉴기니 접경지대인 마노콰리에서는 시위대가 경찰서를 불태웠으며 경찰이 시위대를 해산하는 과정에서 발포해 한 사람이 총에 맞았다.

동칼리만탄 지역에서는 농민들이 국영농장의 농기계를 불태우며 토지 몰수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수하르토 전 대통령은 이날 TV에 출연, 자신의 부정행위를 둘러싼 논란에도 불구하고 외국으로 망명할 의사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자택에서 회견을 가진 그는 만면에 웃음을 띤 표정으로 “나는 아직 여기 있다”며 “잘못했다고 느끼지 않는데 왜 외국으로 도망가겠느냐”고 반문했다.〈자카르타APAF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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