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MS社, 전방위「영토확장」박차

  • 입력 1999년 5월 23일 19시 58분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의 꿈은 ‘디지털 세계 제국’ 건설이다.

이를 위해 MS는 컴퓨터 소프트웨어 영역을 뛰어 넘었다. 위성방송 케이블TV 인터넷 장거리전화업체 이동전화사업자 사무용 기기 등 디지털 기술과 관련된 수백개 업체의 지분을 인수하거나 전략적 제휴관계를 구축했다.

MS의 전략은 ‘포스트 PC’시대를 대비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MS는 인텔과 함께 오랫동안 하드웨어 중심의 대형업체들로부터 ‘고작 PC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업체’ ‘자잘한 제품만 생산하는 업체’란 비웃음을 받아왔다. 그러나 요즘들어 어느 업체도 MS를 이처럼 비웃지 못한다. MS의 영역 확장은 3가지 방향으로 볼 수 있다.

첫째, 손 크기의 개인휴대정보단말기(PDA)로부터 거대기업의 컴퓨터 네트워크까지 통제하는 운영체제(OS)를 천하통일하는 것. MS는 곧 내놓을 ‘윈도2000’을 통해 이 목표가 실현될 것으로 자신한다. MS가 19일 복사기 제조업체인 제록스와 디지털복사기 분야에서 기술제휴를 맺은 것과도 맥을 같이한다.

제록스의 복사기를 MS의 윈도NT 기반의 네트워크에 쉽게 접속할 수 있도록 하는 응용소프트웨어 개발 등에 양사가 협력하기로 한 것이다.

이는 모든 가전기기와 사무용 기기 등을 네트워크에 연결하기위한 장기포석에서 비롯된 것이다. 운영체제의 세계적인 통합이 전제가 됨은 물론이다.

두번째는 유무선을 망라한 데이터 전송 통로 확보. 최근들어 가장 두드러지는 부문이다. MS는 97년 10억달러를 들여 미국내 주요 케이블TV업체인 컴캐스트 지분 15%를 인수했다. 또 미국내 최대 케이블TV업체인 미디어원을 인수한 AT&T에 50억달러를 투자했다.

이밖에 MS는 케이블TV회사인 TCI(10억달러 투자), 영국의 케이블TV업체인 텔레웨스트와 NTL 등 미영 케이블 TV사 지분을 대거 인수했다. 물론 MS의 목적은 ‘케이블TV’사업 자체보다 ‘케이블망’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막강한 전송능력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다.

또 MS는 이동전화 서비스업체인 넥스텔에 6억달러를 투자하고 일본 NTT도코모와 퀄컴사와는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었다. 이동전화상에서 인터넷 검색과 전자우편 메모 등 각종 기능을 제공하겠다는 포석에 따른 제휴다.

세번째는 인터넷 시장 제패. 인터넷 접속 프로그램인 웹브라우저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넷스케이프를 따라잡기 위해 끼워팔기 등 무리수를 두다 미 연방정부에 독점혐의로 제소당할 정도로 MS의 관심이 높은 분야.

MS는 무료 전자우편 서비스업체인 핫메일과 인터넷 광고업체 링크익스체인지, 인터넷 정보서비스 업체인 웨이브 포어 등의 지분을 인수하기도 했다. 게이츠 회장은 97년이후 디지털신경체계(DNS)를 외치고 있다. 모든 조직과 개인은 인터넷으로 연결되지 않으면 21세기에 생존할 수 없다는 게 요지다. 결국 MS의 세가지 전략은 인터넷을 종착지로 하고 있는 셈이다.

〈이희성기자〉lee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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