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 사무총장 선거 「진흙탕 싸움」

  • 입력 1999년 5월 9일 20시 02분


수파차이 파니차팍 전 태국부총리와 마이클 무어 전 뉴질랜드 총리가 벌이고 있는 세계무역기구(WTO)사무총장 선거전이 인신공격으로 번지고 있다.

수파차이후보는 8일 “무어가 ‘태국은 뉴질랜드에 떨어진다’고 악평을 했으며 내가 많은 측근을 거느리고 호화판 여행을 한다는 거짓말을 했다”며 비난했다.

이에앞서 무어는 지난주 뉴질랜드 TV와 인터뷰에서 “수파차이는 여러 대의 벤츠에 많은 일행을 거느리고 여행을 하지만 나는 늘 택시를 탄다”고 주장했다.

선거전이 감정대립으로 비화하면서 WTO의 관례인 만장일치에 의한 합의선출은 거의 물건너간 분위기다.

WTO는 레나토 루지에로 전 총장의 임기가 지난달 30일 끝난 후 연일 회합을 갖고 있으나 진전이 없는 상태.

1백34개 WTO회원국은 수파차이를 지지하는 아시아 아프리카의 개도국들과 무어를 지지하는 북미와 유럽연합(EU)의 선진국들로 양분되어 있다.

미국 등은 합의에 의해 무어를 선출할 것을 주장하고 있지만 태국 일본 말레이시아 인도 등은 공개투표를 요구하고 있다.

아시아권은 “만약 이 문제와 관련해 부당한 결정이 내려질 경우 11월 미국 시애틀에서 열리는 각료회담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노동 환경 공정경쟁 등 새로운 의제를 WTO 틀내에서 논의하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허승호기자〉tiger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