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괴선박사건후『강한 일본』 각료 목소리 커졌다

  • 입력 1999년 3월 29일 19시 26분


북한공작선으로 추정되는 괴선박의 일본영해 침범사건 이후 일본각료들이 잇따라 ‘강한 일본’을 주창하고 있다.

‘강한 일본’ 주장은 일본이 무력공격을 받는 ‘유사시’에 대비해 자위대가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각종 법체계를 정비해야 한다는 ‘유사법제 정비론’이 골격. 여기에 자위대가 평시에도 영토 영해 영공을 경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영역경비론’도 빠지지 않는다.

노로타 호세이(野呂田芳成) 방위청장관은 28일 방위 의대 졸업식에서 “유사법제를 연구하는 데 그치지 말고 법을 정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동안에는 국내외 반대에 부닥쳐 기회만 보고 있었으나 괴선박사건 이후에는 법제화에 나설 수 있게 됐다는 뜻도 된다.

노다 다케시(野田毅) 자치상도 TV대담프로에서 “다른 나라에는 영해침범에 간첩활동방지법 등으로 강력히 대응할 수 있는 법체계가 있는데 일본은 그렇지 못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각료들의 이런 발언은 괴선박사건 직후 “필요하다면 법정비를 검토하겠다”고 말한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총리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노나카 히로무(野中廣務) 관방장관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유사법제 정비에 나설 뜻이 없다”고 말했지만 빛을 잃고 있다. 각료들의 발언수위는 점차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북한공작선은 양동작전을 위해 동원됐던 것으로 공작선이 도주하며 해상자위대의 시선을 빼앗은 사이에 파괴활동을 전문으로 하는 북한인민군 정찰국소속 특수부대원 십수명이 일본에 잠입했다고 산케이신문이 29일 보도했다. 그러나 노나카장관은 “확인된 바 없다”고 부인했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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