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안보視力」급속 감퇴…첩보위성 3개만 작동

  • 입력 1999년 2월 10일 19시 29분


‘러시아는 눈을 잃었다.’

러시아가 극심한 경제난으로 적의 미사일 발사를 초기에 감지하는 위성이 마비돼 조기경보체제가 사실상 붕괴상태에 빠졌다.

미 워싱턴 포스트는 10일 러시아의 이같은 상황을 전하면서 “러시아의 조기경보체제 붕괴는 무엇보다 상대국의 핵위협을 오판해 우발적인 핵미사일 발사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어 세계평화에 큰 위협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과 구소련간 냉전이 절정일 때인 80년대 중반 러시아는 9개의 첩보 및 정찰위성을 운용하면서 미 본토와 태평양 대서양의 잠수함에서 발사되는 미사일을 즉각 탐지할 수 있는 조기경보체제를 구축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노후 위성을 교체하지 못해 현재는 3개의 위성만이 작동중이다. 95년 노르웨이가 발사한 과학위성을 ‘적의 미사일’로 잘못 인식, 소동이 벌어졌을 때만 해도 러시아의 첩보위성은 7개였다.

특히 바다를 감시하는 ‘코스모스 2224’위성의 경우 기능이 떨어졌으며 다른 위성도 하루 몇시간씩은 작동불량으로 제기능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러시아 과학자들이 보고 있다고 포스트지는 전했다.

미국의 중요 전략 미사일 대부분이 핵잠수함 등 함정에 배치되어 있는 데다 미래전쟁은 몇시간내로 승부나 나기 때문에 러시아의 ‘조기경보체제 구멍’은 사실상 치명적인 것이라고 이 신문은 밝혔다.

위성 조기경보시스템뿐만 아니라 지상에 설치된 조기경보망도 지난해 9월 폐쇄된 라트비아의 레이더 기지처럼 대부분 러시아밖 구소련 영토에 있어 러시아가 조기경보에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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