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파 버스운행 ‘화해’시동…뉴델리~라호르 노선

입력 1999-01-11 19:35수정 2009-09-24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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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델리(인도)∼라호르(파키스탄)간 버스노선.

길은 있었지만 50여년 동안 한번도 버스가 다니지 않은 길이었다.

그러나 인도와 파키스탄은 8일 양국 수도를 잇는 버스를 운행한데 이어 20일경부터 이미 지난해 양국간에 합의된 뉴델리∼라호르간 노선버스를 정기적으로 운행키로 10일 합의했다.

영국 BBC와 미국의 CNN방송은 이를 ‘버스왕복 외교’라 부르며 “양국의 선린의지의 중요한 표현”이라고 10일 평가했다.

첫 승객들은 대부분 정기노선 개설과 관련해 세관문제나 요금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인도의 교통 세관공무원들.

역사적인 첫 버스가 뉴델리를 떠나 14시간만에 4백80백㎞ 떨어진 라호르에 무사히 안착하자 양국 관계자들은 우선 폭력시위가 발생하지 않은데 대해 안도했다.

구라지트 싱 뉴델리시 교통위원장은 시민 수백명의 환호 속에 “여행중에 폭력사태를 우려했는데 다행히 평온했다”며 “고향에 온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두 도시간 거리는 불과 5백㎞도 안되지만 쉽지만은 않은 길이었다. 인도의 힌두교민족주의 단체인 쉬브 세나당은 첫 버스운행을 저지하겠다고 주장해왔고 파키스탄 라호르 중심가에서도 버스가 도착하기 몇시간 전까지 강경파 이슬람교도들의 반대시위가 있었다. 양국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삼엄한 경호를 펼쳤다.

버스노선 개통은 힌두교와 이슬람교로 갈려 견원지간(犬猿之間)인 인도와 파키스탄이 50여년간의 적대관계를 완화하고 평화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수년동안 협상을 거듭해온 하나의 조그만 결실이었다.

두 나라는 47년 영국으로부터 각각 분리, 독립하면서 인도에 편입된 카슈미르 문제를 놓고 48,65,71년 세차례나 전쟁을 벌였다.

파키스탄은 주민 대다수가 이슬람교도인 땅을 힌두교가 다수인 인도에 편입된게 못마땅해 했고 인도는 카슈미르 땅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 여기에다 중국이 파키스탄을, 러시아가 인도를 지원하는 등 강대국의 전략적 이해관계까지 겹쳐 불신의 골이 더해졌다.

과거 수십년간 경쟁적으로 군비를 증강해오던 인도와 파키스탄은 지난해 5월에는 차례로 핵실험 시위를 벌여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았었다.

양국이 이번 정기노선버스 운행을 계기로 불신과 반목을 거두고 화해와 평화적 관계를 구축할 지는 아직 미지수다.

〈윤양섭기자〉laila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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