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몰매맞는 병사」 군기논쟁 초래

  • 입력 1998년 12월 4일 19시 51분


“다윗 후손의 자존심에 먹칠을 했다.”

이스라엘 군인이 팔레스타인 시위대에 몰매를 맞는 장면을 찍은 미국 AP통신의 사진 한장이 이스라엘 국민의 분노는 물론 전국적인 군기논쟁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3일 이스라엘의 모든 일간지 1면에 실린 이 사진은 아사프 메이아라(19)라는 신병이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 겁에 질린 표정으로 팔레스타인 시위대에 집단구타를 당하는 모습.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비롯한 이스라엘 국민 대부분은 “강력한 이스라엘군의 이미지를 추락시킨 사건”이라고 분노하며 “메이아라가 왜 시위대에 총을 발사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고 의문을 나타냈다.

그러나 에제르 와이즈만대통령 등 일부에서는 “어쩔 수 없는 돌발상황”이라며 “만일 메이아라가 총을 발사하며 저항했다면 목숨을 잃었을 것”이라고 그를 감쌌다.

사고지역에 배치된 지 3주밖에 안된 신병인 메이아라는 2일 자신이 탄 군용차 유리창을 돌로 깨며 달려드는 시위대에 총을 빼앗긴 채 끌려나가 구타당했다. 그는 위험지역을 지나면서 총에 장전도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신병교육의 문제점도 불거졌다.네타냐후총리는 이 사건 직후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의 추가철군을 중단할 것이라고 선언해 10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에 체결된 ‘와이밀스 중동평화협정’의 이행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황유성기자〉ys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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