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오그랑프리]아마추어 카레이스「투어링카」인기

  • 입력 1998년 11월 26일 19시 05분


포르투갈령 마카오는 세계 4대 카지노도시 중의 하나. 하지만 매년 11월 셋째주가 되면 도시전체가 경주용 자동차의 소음으로 뒤덮힌다.

제45회 마카오그랑프리가 열린 19일부터 22일까지 마카오 시내는 물론 인근 홍콩과 중국 광동지방 등의 주요 신문 1면은 온통 그랑프리 관련 기사로 가득찼다.

마카오그랑프리의 가장 큰 특징은 경주에 기존도로를 사용한다는 것. 미국이나 유럽이 수십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관중석을 갖춘 대형 자동차경주장에서 주로 카레이싱을 즐기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마카오는 시내 중심을 순환하는 약 6.2㎞의 이 도로를 경기기간 중에도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까지만 사용할 뿐 나머지 시간은 일반도로로 개방 하고 있다.

면적이 21㎢로 홍콩의 5분의 1밖에 안되는 미니도시에서 최소한의 투자로 국제경기를 유치, 최대한의 효과를 얻고 있는 셈.

중심도로에서 경주가 열리다보니 시내 대부분의 호텔에서도 경주하는 모습을 그대로 볼 수 있다. 홍콩에서 배편으로 들어오는 창구인 마카오페리터미널 앞도로가 바로 경주장이기 때문에 입항하자마자 경주장의 분위기를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아시아권에서 가장 긴 역사를 자랑하는 마카오그랑프리의 하이라이트는 국제자동차연맹(FIA)이 공인한 F3경주. 자동차경주 최고봉인 포뮬라원(F1)보다 배기량과 차체가 작지만 이 경주에서 우승을 한 다음에 중간단계인 F3000을 건너뛰고 바로 F1에 진출할 수 있기 때문에 인기가 높다.

마카오그랑프리 F3는 국가별로 치러지는 F3 챔피언들이 모여 겨루는 진정한 1인자를 뽑는 자리. 경기중 사고로 사망한 전설적 카레이서 아이톤 세나를 비롯해 98 F1세계챔피언 미카 하키넨, 미하엘 슈마허, 자크 빌뇌브 등이 마카오그랑프리에서 우승한 뒤에 F1에 진출했다.

그러나 일본 홍콩을 중심으로 아시아권 카레이싱 애호가는 물론 유럽에서도 마카오로 몰려드는 이유는 또 있다. 동호인들이 모여 레저활동의 하나로 자동차경주를 즐기는 사람들도 참가할 수 있는 등급의 자동차경주도 열리기 때문. 일반 승용차를 개조한 일명 투어링카 경주(N급)가 그 것. 국내 용인에버랜드 자동차경주장에서 벌어지는 경주와 별 차이가 없다.

또 세계에서 유일하게 자동차경주와 오토바이경주가 동시에 열리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매년 마카오그랑프리를 보기위해 마카오를 찾는 관광객은 10만여명. 이들중 상당수는 차 한대가격이 수억원에 이르는 슈퍼카 페라리와 포르셰 수십대가 벌이는 슈퍼카 챌린지를 보기 위해 일부러 마카오를 찾기도 한다. 현실적으로 자신이 슈퍼카를 소유할 수 없지만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움을 느끼는 자동차 애호가가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올해도 홍콩 유명연예인 곽부성 등 30여명이 자신의 ‘애마’를 타고 경주에 참가했다.

올해 F3 결승에서는 영국인 피터 덤브렉이 2위와 겨우 0.003초 차이로 우승을 차지했다.

한편 슈퍼카챌린지에서는 경주차 화재와 돌진사고로 정상적으로 끝마치지 못했다.

〈마카오〓전 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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