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프 무력충돌 일단 모면…『약속이행 불투명』병력 증파

입력 1998-11-16 08:10수정 2009-09-24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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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이라크가 유엔의 무조건적인 무제한의 사찰에 응했다고 평가함에 따라 양국의 무력충돌 위기는 일단 해소됐다.

그러나 미국은 앞으로 이라크가 행동으로 약속을 지킬 것을 요구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행동’하겠다고 다짐해 위기감이 완전히 가시지는 않았다.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은 15일 “장기적으로는 이라크의 현 정권을 평화와 민주주의를 애호하는 정부로 바꾸는 것이 목표”라고 밝혀 사찰만이 미국의 목표가 아님을 강조했다. 그는 사담 후세인을 겨냥, 그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는 ‘이라크 해방법’을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미국〓클린턴대통령은 이라크가 14일 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에게 보낸 첫번째 서한이후 3개의 편지를 보내 사찰약속에 대한 의혹을 해소했다고 밝혔다.

클린턴대통령은 이라크의 ‘완전한 약속’을 받아내기 위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 일정을 취소하는 대신 앨 고어부통령을 참석하도록 했으며 APEC 정상회의 직전에 열린 각료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말레이시아를 방문중이던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도 일정을 단축, 15일 워싱턴으로 급거 귀임했다.

특히 샌디 버거 백악관 안보보좌관은 14일 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를 마친뒤 기자회견에서 “이라크측의 제의는 조건으로 가득차 있고 모호한 표현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이라크는 좀 더 명확한 성명을 발표해야 할 것”이라고 이라크를 압박했다.

미국은 이라크가 무기사찰 활동재개 허용을 밝힌 후에도 B52 B1폭격기 공중조기경보통제기(AWACS) 등 50대의 항공기를 추가로 걸프지역에 파견하는 등 공격준비를 계속했다.

▼이라크〓타리크 아지즈 이라크부총리는 14일 오전 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이라크는 아무런 조건없이 유엔무기사찰단(UNSCOM)과 국제원자력기구(IAEA) 관계자들의 활동재개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이라크는 이 서한이 불명확하다는 미국측의 주장에 따라 이날 밤 니자르 함둔 유엔대사를 통해 안보리의장인 유엔주재 미국대리대사 피터 벌레이에게 “UNSCOM 등의 활동을 제한하거나 협력을 거부한 모든 조치는 무효화됐다”고 확인하는 서한을 보냈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와 주요국 반응〓유엔안보리는 14일 이라크측이 아난총장에게 보낸 서한과 부속서류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기 위해 밤 늦게까지 마라톤회의를 가졌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안보리는 15일 오후 3시반(한국시간 16일 오전5시반) 회의를 속개하기로 했다.

토니 블레어 영국총리는 클린턴대통령에 앞서 “이라크가 무조건적인 사찰재개를 허용하겠다고 약속함에 따라 공격명령을 보류했다”고 밝혔다. 블레어총리는 “그러나 이라크가 무조건적이고 절대적인 사찰을 보장하고 그 뜻을 전달하기 전에는 상황이 끝난 것이 아니다”면서 “그렇지 않을 경우 주저없이 다시 공격명령을 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블레어 총리는 이날 클린턴 미국 대통령 및 유엔 관리들과 잇따라 전화 통화를 한뒤 이같이 밝히고 “이라크가 약속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주저없이 공습을 명령할 것이며 사전 경고는 일절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자룡기자·유엔본부·워싱턴APAFP연합〉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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