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尼시위 16명 사망…유혈폭동으로 번져

  • 입력 1998년 11월 15일 19시 53분


인도네시아의 학생시위가 사망 16명을 포함해 3백46명의 사상자를 내는 유혈 폭동사태로 번져 인도네시아가 5월 수하르토 전대통령이 축출된 이후 최대의 위기에 빠졌다.

14일 자카르타 등 주요 도시에서 대규모 폭동이 일어나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으며 무장군인들이 출동해 대통령궁 등 주요건물 경비에 나섰다.

수천명의 시민은 군의 과잉진압으로 사망자가 발생한 데 격분해 자카르타 시내 상점으로 몰려가 물건을 약탈했으며 일부는 대통령궁 인근까지 진출해 주택과 차량 등에 불을 지르고 돌세례를 퍼부었다.사태가 악화되자 바차루딘 주수프 하비비대통령은 자제를 요청하는 한편 과격 시위에 대해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을 군에 명령했다.

15일에는 자카르타 시내가 상대적으로 평온을 유지했으나 무장 군인들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이번 폭동사태는 수하르토 전대통령 추종세력이 포진한 국민협의회(MPR)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됐다. MPR가 마련한 개혁법안이 학생들의 요구와는 동떨어진 내용이어서 반발이 더욱 심했다.

인도네시아 국민의 최대 불만은 수하르토 전대통령 일가의 축재비리 등에 대한 처벌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 현정권이 수하르토에 대해 취한 조치는 9월말 검찰의 형식적인 조사뿐이었다. 내년 총선일정도 불만이다.현재로서는 하비비정권이 추가 개혁안을 마련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재야세력도 분열된 상태여서 ‘피플파워’의 구심점이 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황유성기자〉ys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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