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정상회담]『금융위기 극복 정보교류 강화』

  • 입력 1998년 11월 12일 19시 15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장쩌민(江澤民)중국국가주석은 12일 양국관계를 지금까지의 선린우호관계에서 한단계 높여 ‘21세기의 협력 동반자관계’로 설정키로 합의했다.

김대통령과 장주석은 이날 오전 2시간반동안 중국 베이징(北京)인민대회당에서 단독 및 확대정상회담을 갖고 이같이 합의했다. 두 정상이 서명, 교환한 장문의 공동성명은 13일 발표된다.

12개항으로 된 공동성명에는 △양국 정상을 포함한 정부 의회 정당간의 교류 확대강화 △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정보교류와 연구기관간 협력 강화 △양국간 무역확대를 통한 무역불균형 시정 및 한국의 중국에 대한 조정관세 축소 △한국의 중국에 대한 차관 70억원 제공 △중국 사회간접자본 건설 사업에 한국의 적극 참여 등 34개항의 구체적 협력사업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통령은 회담에서 양국의 이익 및 동북아의 평화 안정을 위해 양국관계의 격상 필요성을 밝혔고 장주석은 이에 동의, “먼 미래를 바라보며 동반자관계 설정을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남북관계와 관련, 한국의 대북정책을 설명하면서 북한도 4자회담에서 전진적으로 나오고 있다고 분석했으며 장주석은 한국의 노력을 평가하면서 “한국이 미―북(美―北)관계의 개선을 지지하는 것은 아주 잘하는 일”이라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장주석은 특히 “북한에 따뜻한 바람이 아니라 찬 바람이 들어갈 경우 북한은 옷을 더 여미게 될 것”이라며 북한에 대해서는 인내심을 갖고 자극하지 않으며 너그러운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이날 장주석의 한국 방문을 공식 초청했고 장주석은 이를 수락, 적절한 시기에 방한하겠다고 밝혔다.

대만문제와 관련, 장주석은 대만이 중국영토의 불가분한 일부라며 ‘하나의 중국’원칙을 강조했고 김대통령은 그에 대한 이해와 존중의사를 표명했다. 장주석은 한국의 선양(瀋陽)영사사무소 설치 제의를 받고 관련부처가 협의해 추진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김대통령은 동북아의 평화 안정을 위해 동북아 6국이 논의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으나 장주석은 4자회담이 진행중이고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를 통한 협력도 이뤄지는 점 등을 들어 점진적으로 검토하자며 소극적 입장을 보였다.

정상회담 후 홍순영(洪淳瑛)외교통상부장관과 탕자쉬안(唐家璇)중국외교부장은 두 정상이 지켜보는 가운데 △형사사법공조조약 △복수사증협정 △청소년교류 양해각서에 서명했으며 이정무(李廷武)건설교통부장관은 후지후안(傳志還) 중국철도부장과 건설교통부문 협력을 위한 한중철도교류협력약정에 서명했다.

방중 이틀째인 김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베이징대에서 연설하고 학생들과 대화했으며 저녁에는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국빈만찬에 참석했다.

〈베이징〓임채청기자〉ccl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