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한국 5대그룹 빅딜 공식 관심표명

  • 입력 1998년 11월 10일 07시 54분


미국의 공정거래 정책당국인 연방거래위원회(FTC)가 9일 우리나라 공정거래위원회와의 한미경쟁정책협의회에서 5대그룹의 대규모사업 교환(빅딜)에 대해 공식적으로 관심을 표명했다. 로버트 피토프스키 FTC위원장은 이날 협의회에서 “한국의 빅딜 과정에서 공정위가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느냐”고 질의했다.

공정위 전윤철(田允喆)위원장은 “빅딜은 철저한 시장원리에 따라 진행되고 있으며 공정위가 개입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전위원장은 “빅딜결과 기업결합이 발생하면 경쟁제한성 여부를 철저히 가려 독과점 유발을 최대한 억제하겠다”면서도 “기업결합의 효율성이 경쟁 제한성보다 더 크면 예외로 인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피토프스키위원장은 “미국도 경쟁 제한성보다 효율성이 크거나 도산위기에 처한 기업에 대해서는 기업결합에 대한 제재를 가하지 않고 있다”고 답변했다.

전위원장은 또 최근 미국 유럽을 중심으로 자국의 경쟁정책을 외국에 역외적용하는 추세에 대해 “국가간 통상마찰을 초래할 우려가 있으므로 세계무역기구(WTO) 등 다자간 협의체에서 다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미국측은 원칙적으로 한국의 입장에 동감하지만 카르텔 이외의 분야에서 다자간 규범을 만드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으냐는 부정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이날 협의회에서는 한국의 기업구조조정 외에 △양국 경쟁정책의 최근 동향 △규제완화 추진동향 △경쟁당국 조사절차 △소비자보호시책 △국제협력관계 등을 의제로 다뤘다.

미국에서는 랜돌프 트리텔 FTC국제독점금지국 부국장, 자크 푸일런 FTC국제업무담당관, 도나 페터슨 미 법무부(DOJ)부차관보, 찰스 스타크 DOJ국제통상과장, 데이비드 볼링 DOJ독점금지국 담당검사 등이 참석했다.

〈신치영기자〉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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