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발굴팀 해저유물 발굴]4개월작업 스핑크스像등 인양

  • 입력 1998년 10월 29일 19시 25분


과학기술이 묻혀진 역사를 찾고 있다.

최근 첨단 장비를 동원해 심해에 수천년 동안 잠들어 있던 ‘역사’를 흔들어 깨우는 작업이 한창이다.

프랑스 고고학자 프랑크 고디오가 이끄는 발굴팀은 4개월간의 작업 끝에 최근 1600년전 지진으로 수장된 안티로데스섬을 찾아내는데 성공했다.

고대 이집트 프톨레마이오스왕조의 마지막 여왕 클레오파트라의 궁전이 있었던 이 섬은 기원전 323년∼기원후 30년 사이 가라앉은 것으로 추정돼 왔다. 이 섬의 항구로 추정되는 지역에서는 2000년전 가라앉은 것으로 보이는 난파선도 발견됐다.

탐사팀은 첨단 전자 탐색 장비를 이용해 바닷속 왕궁의 예상 위치를 그린 지도에 따라 발굴작업을 전개해 28일 알렉산드리아 항구에서 일부 유물을 인양하는 모습을 전세계에 공개했다.

인양된 고대 이집트 유물은 이시스 여신상과 스핑크스. 이시스는 태양의 신 호루스의 어머니이자 사자(死者)를 보호하는 여신. 이시스상과 함께 발굴된 스핑크스의 얼굴은 클레오파트라의 아버지인 프톨레마이오스 12세의 것으로 보인다.

이시스 여신과 스핑크스는 이날 문명사회에 신비한 모습을 잠시 드러낸 뒤 다시 바닷속 깊은 곳에 있는 ‘침묵의 세계’로 돌아갔다. 이집트정부가 클레오파트라의 왕궁과 유물들을 바닷속에 그대로 보존해 앞으로 지중해에서 발굴된 각종 유물을 전시하는 해저 박물관으로 개발할 방침이기 때문.

한편 중동 사해(死海) 앞바다에서는 욕망과 타락의 도시, 소돔과 고모라를 찾기 위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구약성서 창세기에 나오는 소돔과 고모라는 극에 이른 인간의 방종과 성적 타락을 보다못한 신이 벌로 유황을 내려 불태운 도시. 영국의 고고학자이자 성경연구가인 마이클 샌더스는 최근 미항공우주국(NASA)이 찍은 위성사진들을 판독한 결과 소돔과 고모라의 잔해가 사해바다에 묻혀있다고 주장했다.

위성사진에는 사해 북쪽 끝지점 부근 심해에서 건축물 잔해로 추정되는 지형물의 모습이 뚜렷이 잡혔다는 것. 소돔과 고모라가 이 지역에 실존했다는 주장은 60년대부터 일부 학자들 사이에서 제기돼 왔다.당시 사해로 이어지는 리잔반도에서 50만명의 유골이 무더기로 발견된 점이 주장의 근거. 학자들은 목초지였던 이곳에 대규모 지진이 발생, 이 영향으로 탄화수소화합물이 큰 폭발을 일으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유황과 불에 의해 소돔과 고모라가 불탔다는 성경귀절과 일치한다는 주장. 이번에 위성사진에 나타난 지형물의 위치도 유골발굴 지역과 근접해 이같은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샌더스는 내년초 첨단해저탐사선을 이용, 이를 입증하기 위해 탐사작업을 벌일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강수진기자〉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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