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혁신 없인 구조조정 물거품』…한국경제硏 사례분석

  • 입력 1998년 9월 20일 20시 23분


이사회중심 경영, 핵심사업 선택과 역량집중, 사내조직 단순화 등은 생사의 갈림길에 선 한국 재벌기업들이 뒤늦게 인정한 구조조정 해법들. 그러나 총수의 전권(全權)체제와 선단식 경영에 익숙한 재벌들이 단기간에 서구식 해법을 모두 수용하기는 사실상 버겁다. 전경련 부설 한국경제연구원은 최근 미국 일본 멕시코기업의 구조조정 사례를 분석, 한국 기업들이 구조조정의 충격을 덜 수 있는 ‘절충형’해법들을 내놓았다.

▼일본 소니의 이사회 개혁〓90년대초 소니의 이사진 구성은 이사→상무→전무→부사장→사장→회장 체제. 소니는 사업담당자가 직접 경영에 참여하는 이 일본식 체제가 ‘고객밀착형’사업엔 유리하지만 과감한 경영혁신에는 걸림돌이 된다고 판단했다.

이에따라 96년 기존 이사를 38명에서 10명(사외 3명 포함)으로 줄이는 대신 각 사업부 책임자 36명을 집행임원으로 승격시켰다. 이사들은 업무집행에 개입하지 않고 경영전략 수립이나 감독을 맡는다. 주주들의 이익을 중시하는 미국식 기업운영과 장기 성장성을 중시하는 일본식 기업운영을 성공적으로 결합시켰다는 평.

▼멕시코 알파사의 양대 지주회사〓알파는 95년 외환위기에도 흔들리지 않은 대표적 우량그룹. 82년 1차 IMF위기 때는 철강 화학 여행 식음료 등 1백57개의 자회사를 거느린 문어발 그룹이었다.

80년대 중반 구조조정을 추진하면서 ‘뉴알파’‘제타’라는 양대 지주회사를 설립, △통폐합 △삼자매각 △기업분할 등 갖가지 방식을 총동원했다. 뉴알파 산하엔 핵심 사업부문을 자회사로 두고 제타는 대규모 손실사업부를 자회사로 두고 사업을 정리해나갔다. 알파그룹은 이 방식을 통해 철강 화학을 양대축으로 하는 16개 자회사체제로 탈바꿈했다.

▼‘사업’구조조정만이 능사가 아니다〓미국 GE는 80년대 초부터 구조조정을 실시하면서 초기엔 인수합병을 통해 사업구조를 개편하고 80년대 후반부터는 조직혁신에 나서 ‘초우량 기업’으로 변신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소니도 사업 구조조정과 함께 1,2차 ‘컴퍼니제’ 도입을 통해 분사화(分社化)→분사간 장벽제거 등을 성공시켰다”고 강조했다. 조직혁신을 배제한 구조조정은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뜻이다.

〈박래정기자〉eco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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