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탄핵]의회로 넘어간 「클린턴의 운명」

  • 입력 1998년 9월 11일 07시 39분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의 장래는 케네스 스타 특별검사의 수사보고서를 받아든 의회의 결정에 달려있다.

스타검사측의 홀가분한 표정과는 달리 궁지에 몰린 클린턴대통령 진영은 당황한 모습이 역력했다.

▼스타검사〓9일 전격적으로 보고서를 제출하게 된 것은 보고서의 사전 열람을 주장하는 등 백악관의 지연작전을 간파했기 때문. 스타검사측은 오후 4시경 의회 경비대의 엄호를 받으며 보고서와 증거물이 담긴 36개의 상자를 두대의 밴으로 날라 의회에 전달했다. 보고서는 모두 5백쪽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으로 이중 2백80쪽은 위증 및 사법방해 등 ‘클린턴 대통령의 탄핵사유’에 대한 혐의점을 기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서를 제출한 후 찰스 바클리 특별검사측 대변인은 “법적인 임무를 마쳤다”며 홀가분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보고서 내용에 대해서는 “탄핵 근거가 포함돼 있다”는 말 외에는 비공개 규정을 들어 철저히 함구했다.

▼하원〓뉴트 깅리치 하원의장은 10일 오전 열린 하원 전체회의에서 “대통령의 정책결정이나 탄핵사항에 대해 토론하는 것은 미 헌법이 보장하는 의회의 신성한 권리이자 의무”라면서 앞으로 벌어질 클린턴대통령 스캔들 관련 토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하원은 이날 회의에서 ‘스타 보고서’에 대한 열람 범위와 관련해 하원 법사위로 제한할 것인지 아니면 전체 하원 또는 일반에게 공개할 것인지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클린턴대통령〓9일부터 민주당 의원들을 차례로 백악관에 불러 용서를 구하는 등 보고서에 대한 ‘무마작전’에 본격적으로 돌입한 클린턴측은 허를 찔린 셈.

이날 오전 민주당 지도부와 회동한 클린턴은 이어 오후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개최된 민주당 정치자금모금 행사에 참석, 자신의 잘못에 대해 용서를 빌었다. 그는 “내 자신과 가족을 충분히 돌보지 못하면서도 (대통령으로서) 이 나라를 위해서는 최선을 다했다”고 말하고 “그러나 지난 6년간 잘못한 것이 있다면 앞으로는 바로잡겠으며 국민의 신뢰를 다시 찾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클린턴측은 반박 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하는 방안과 부인 힐러리여사가 직접 국민에게 지지를 호소하는 방안 등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euntac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