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종교집단 「일부다처제」파문…『重婚해야 천국간다』

입력 1998-08-10 19:41수정 2009-09-25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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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는 성년이 되기전 결혼상대를 지정받는다. 상대는 자신보다 나이가 훨씬 많은 유부남. 그런데 그는 이미 10여명의 부인을 거느리고 있다. 결혼을 거부하면 소녀는 얻어맞은 뒤 강제수용소로 끌려간다.’

세계에서 여성의 지위가 가장 잘 보장돼 있다는 미국에서 이런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미 유타주에서 최근 16세된 소녀가 자신이 살고 있던 마을에서 몰래 빠져나와 경찰에 구조를 요청함으로써 뿌리깊은 일부다처제 관습의 폐해를 일깨워줬다고 워싱턴포스트지가 9일 보도했다.

이 소녀는 아버지의 동생 즉 작은아버지의 아내가 되어야 한다는 아버지의 강요를 견디다 못해 집을 뛰쳐나와 마을의 비밀을 외부에 폭로했다. 유타주 검찰은 6일 이 소녀를 15번째 부인으로 삼으려던 소녀의 작은아버지(43)를 미성년자강간과 근친상간 어린이학대혐의로 기소한다고 발표했다. 이 사건은 미국 전체에 6만명으로 추정되고 있는 일부다처주의자 가운데 3만명이 몰려있는 유타주에서 일부다처주의 관습에 대한 세찬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자신의 먼 조상도 일부다처주의를 신봉한 가족사를 갖고 있는 마이크 리빗 주지사는 “종교자유에 대한 박해의 우려 때문에 일부다처주의 관습을 처벌하기 어렵다”고 발언했다가 여론의 지탄을 받고 있다.

포스트지는 일부다처주의가 모르몬교에서 갈라져나온 말일성도교회의 관습으로 말일성도교회는 중혼(重婚)을 해야 최상의 천국에 갈 수 있는 것으로 가르친 있다고 전했다.

일부다처주의자들은 본부인만 신고하고 나머지 부인들은 대부분 조사에 응하지 않기 때문에 범죄행위를 입증하기가 매우 어렵다. 유타주 당국은 45년전 일부다처주의 마을을 급습 남편들을 감옥에 집어넣었으나 오히려 부인들이 의지할 데를 잃어버려 더욱 비참해지는 부작용을 초래한 경험이 있어 일부다처주의와의 정면승부를 꺼리고 있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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