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옌볜일보가 발행하는 한글주간지 종합신문 최근호는 ‘발해국 아오둥성 옛터의 비참한 모습’이란 특집기사에서 “보호돼야 할 문물고적이 소외당하고 인위적으로 파괴되고 있다”며 황폐해진 현장과 관리실태를 집중 보도했다. 아오둥성 소재지는 지린(吉林)성 옌볜(延邊)조선족자치주 둔화(敦化)시. 아오둥성은 평지에 축조한 성으로 성곽둘레 1.2㎞, 높이 5.3m이며 이 안에 80m의 왕성이 있었다.
종합신문은 “우리가 본 것은 감자와 파가 심어진 밭이랑뿐으로 옛 성의 형태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며 “50년대 말까지만 해도 2m 높이의 성벽이 남아 있었으나 평지나 다름없게 변했다”고 전했다.
또 성터에 세워진 아오둥성 기념비도 콜타르로 시커멓게 칠한 상태로 방치돼 있어 이 성의 유래를 적은 비문을 해독하기도 힘든 실정이다. 기념비 앞에는 오물과 쓰레기가 널려 있어 악취까지 풍기고 있었다.
둔화시의 또다른 발해유적인 강동(江東)24석(石)도 풍화돼 원형을 잃어가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수백㎏의 돌 24개가 8개씩 3줄로 놓여 학계의 연구과제였던 이 돌들은 장기간 비바람을 맞아 온통 이끼로 덮이고 손으로 만지면 돌부스러기가 떨어질 정도라는 것.
강동24석 유적지는 통행이 빈번한 길 옆에 있으나 무릎 높이의 울타리만 쳐놓았을 뿐이며 주변에 보일러 광고판이 높이 세워져 있는 등 초라한 모습이다.
발해유적은 아니지만 둔화시 교외 류딩(六頂)산에 있는 청나라 마지막 황제 푸이(溥儀)의 황후 완룽(婉容)의 묘 역시 아무도 돌보지 않아 봉분이 점차 무너지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베이징〓황의봉특파원〉heb861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