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당 참의원선거 참패]日정계 지각변동 예고

  • 입력 1998년 7월 13일 19시 33분


일본 자민당의 참의원선거 참패와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郎)총리의 퇴진을 몰고온 것은 ‘경제’였다.

유례없는 불황과 금융불안은 정치에 무관심한 부동층을 대거 투표장으로 끌어내 하시모토정권에 ‘레드 카드’를 내밀도록 했다.

무당파의 대거 선거참여로 투표율은 지난번 선거때보다 14%이상 높아진 58.8%를 기록했다.

정치를 잘 하지 못하는 자민당에 중의원과 함께 참의원 지배를 다시 허용할 수 없다는 유권자들의 ‘자민당 견제심리’도 작용했다.대도시권에 포진한 ‘무당파(無黨派) 유권자’들의 이반으로 자민당은 도쿄(東京) 오사카(大阪) 교토(京都) 등 대도시에서 전멸했다.

비례대표 선거에서 반(反) 자민당 바람을 탄 민주당과 공산당의 득표율 합계는 36.4%로 자민당의 25.2%를 훌쩍 뛰어넘었다.

선거결과는 민주당의 정권교체론에 힘을 실어주게 됐다.

간 나오토(菅直人)민주당 대표는 “선거를 통해 유권자들이 민주당에 (정권교체) 찬스를 주었다”며 이탈리아를 본뜬 ‘올리브 연정론’을 내세워 ‘야당 대결집을 통한 연립정권 창출’을 외치고 있다. 그는 당장 공산당 등과 함께 중의원 해산과 총선거를 요구할 태세다.

유권자들이 내린 이번 심판에는 경제회복 뿐만 아니라 정치부활에 대한 바람도 담겨있다는 분석이다.

올 4월 4개 야당을 통합, 민주당을 결성하고 정권교체 기치를 내건 간대표는 야당의 통합 총리후보 1순위다.

그러나 중의원을 장악하고 있는 자민당은 야당의 총선요구 공세에 필사적으로 대항할 것으로 보인다. 총선을 실시할 경우 패배가 뻔하기 때문이다.

자민당은 대신 당조직을 정비한 뒤 원래 동지였던 공명당 자유당 등을 끌어들여 연합전선을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자민당 내에서는 가지야마 세이로쿠(梶山靜六)전관방장관 가메이 시즈카(龜井靜香)전건설상 등 이른바 ‘보보(保保)연합’파의 전면 등장이 점쳐진다.

대신 하시모토 정권을 지탱해온 ‘YKK(야마사키 정조회장―가토 간사장―고이즈미 후생상)세력’의 후퇴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도쿄〓윤상삼특파원〉yoon33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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