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이 부른 브라질 「환경과부」…남편들 일자리 찾아떠나

  • 입력 1998년 7월 8일 19시 36분


브라질에도 일자리를 찾아 집을 떠나는 가장이 늘어나면서 가정이 찢기고 있다.

특히 북동부지역에는 ‘환경과부’들이 늘고 있다. 혼자 가정을 꾸려가고 있는 여성들로 남편이 가뭄과 실업으로 집을 떠났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상 빈센테마을에 사는 환경과부인 마리아 모라레스(59)는 주말을 기다리며 산다. 뙤약볕속을 한시간동안 걸어가 전화국에서 남편의 목소리를 듣는게 절망을 딛고 살아가는 유일한 희망이기 때문이다. “남편이 가뭄과 가난, 고통에 찌든 고향을 등지고 2천5백㎞ 남쪽의 리우데자네이루로 일자리를 찾아 떠난지 20년이 넘었다”고 말했다. 여성혼자 가정을 꾸려가는 환경과부는 파라이바주 미라도르지역의 경우 전체가구의 40%나 된다.

상수도 시설이 갖춰진 도시나 공업지구와 관개시설이 있는 마약 재배지를 제외한 브라질의 대부분 지역에서 만성적인 가뭄은 40여년간 계속되고 있다. 가뭄이 장기화되면서 물부족으로 농사를 짓지 못해 식량부족사태가 계속되고 있으며 어린이사망률도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북동부지역 주정부 등의 집계에 따르면 약 1천만명이 최근 수개월간 심각한 식량난을 겪고 있으며 수많은 주민이 선인장과 곤충으로 연명하고 있을 정도.

사회불안도 가중돼 3월 북동부 일부 주에서는 주민들이 식량창고 및 상점을 약탈하는 행위가 빈발했으나 경찰과 군대는 수수방관했다.

뿐만 아니라 가톨릭교회 좌파정당 ‘토지없는 농촌노동자운동(MRT)’등 사회단체들은 ‘생존권 차원에서 주민들의 약탈을 묵인해야 한다’는 웃지 못할 논쟁까지 벌어지기도 했다.대신 남성들이 대거 유입되는 리우데자네이루 상파울루 레시페 브라질리아 등 대도시는 실업과 범죄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DPA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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