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곳곳 살인더위-산불 「몸살」

  • 입력 1998년 7월 6일 07시 20분


지구촌 곳곳이 환경재앙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중해 연안과 일본 동서부 지역에서는 4일부터 섭씨 40도가 넘는 열파로 인명피해가 속출했으며 5월 하순부터 시작된 미국 플로리다주 산불은 지금까지 1천8백여건이 발생, 12만명의 주민이 대피하는 등 미국 최대의 환경재앙으로 꼽히고 있다.

▼지구촌 이상 열파〓이탈리아 그리스 터키 일본에서는 섭씨 40도 안팎의 이상 열파가 덮쳐 사망자와 일사병 환자가 잇따랐다. 특히 그리스에서는 섭씨 45도에 육박하는 혹서가 일주일째 계속되면서 시민이 외출을 자제하고 있으며 수도 아테네를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1백80여건의 화재가 났다.

일본의 간토(關東)평원 내륙지방인 군마(群馬)현 하루나(榛名)가 4일 낮 기온이 섭씨 40.3도나 됐으며 이밖에 △마에바시(前橋) 38.6도 △구마가야(熊谷)38.5도 △도쿄(東京)36.1도였다.

일본 기상청은 “도쿄가 있는 간토평원 내륙에는 바람마저 없고 태평양 고기압 때문에 예년보다 6∼12도나 높은 찌는 듯한 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혹서로 인해 이탈리아에서는 4일 10여명이 숨졌고 터키 이스탄불에서도 80대와 70대 노인 2명이 숨졌다. 일본에서는 5명이 숨지고 1백80여명이 병원에 입원했다.

이에 앞서 멕시코에서는 5월말 엘니뇨에 따른 가뭄과 산불로 멕시코시티의 오존지수가 급등하는 등 대기오염지수가 1920년 이후 최고치로 치솟자 환경비상사태를 선포하기도 했다.

▼미 플로리다주 산불〓6주째 계속되고 있는 미 플로리다주 산불은 지금까지 17만5천㏊의 숲을 태우고 12만여명의 이재민을 내면서 맹렬한 기세로 번지고 있으나 소방당국은 속수무책.

이 산불로 미 동부해안 95번 고속도로 2백여㎞의 통행이 두절되었으며 미국내 최대 휴양지의 하나인 데이토나 비치와 오먼드 비치도 폐쇄됐다. 뿐만 아니라 우주기지가 있는 케이프 커내버럴과 올랜도에 있는 디즈니 월드와 마이애미를 찾은 관광객들조차 숨쉬는데 불편함을 느낀다고 호소하는 등 수백㎞ 밖에서도 연무피해를 보고 있다.

재해대책 관리들은 “이번 산불은 건조한 기후와 강풍 때문에 급속히 확대돼 진화비용과 재산피해가 2백50억달러(약 33조7천5백억원)로 추정된다”며 “폭우를 동반한 허리케인이라도 찾아왔으면 좋으련만 그마저 소식이 없다”고 말했다. 이 불로 아직 사망자는 없지만 55명이 부상했다.〈로마·도쿄·아테네·미국 플로리다주APAF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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