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142엔대…주식-채권값 동반폭락 「트리플약세」

  • 입력 1998년 6월 11일 19시 22분


일본 엔화가치와 주가, 채권값이 한꺼번에 폭락하는 ‘트리플 약세’가 11일 일본 도쿄(東京)금융시장에서 다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아시아 각국의 통화가치와 주가도 이날 동반 급락, 아시아 금융시장의 불안이 또다시 높아지고 있다.

이날 도쿄외환시장에서는 미일(美日) 경기격차 확대와 엔화가치 방어를 위한 미일 공동협력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관측이 확산되면서 엔화가치가 급락, 엔화환율은 달러당 전날보다 1엔 이상 높은 1백42.07엔을 기록했다.

엔화가치는 이로써 연 4일째 연중최저치를 경신했으며 엔화환율은 91년 6월 이후 7년만에 처음으로 1백42엔대에 진입했다.

도쿄증시에서도 닛케이(日經)평균주가가 전날보다 3백25.12엔(2.1%) 폭락한 15,014.04엔을 기록, 1만5천엔선을 바짝 위협했다.

채권값도 크게 떨어지면서 금리가 상승, 대표적인 장기금리인 1백82회 국채의 유통수익률이 전날보다 0.045% 높은 연 1.245%까지 올랐다.

시장 관계자들은 파리에서 열리고 있는 서방선진7개국(G7)재무장관 회담에서 엔화가치 하락 저지에 관한 논의가 없었던데다 미국측이 “환율문제의 핵심은 일본의 경제기초여건”이라고 언급한 것을 엔화가치 폭락의 직접 원인으로 꼽았다.

이들은 또 “국제사회의 강력한 외환시장 협조개입이 없는 한 엔화 가치 및 주가의 동반폭락을 막기는 불가능한 상황에 이르렀다”고 우려했다.한편 홍콩 대만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각국의 통화가치와 주가도 전날에 이어 일제히 큰폭으로 하락했다.

〈도쿄〓권순활특파원·싱가포르AFP연합특약〉kwon88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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