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왕국의 「악몽98」…「윈도98」시판前 악재많아

  • 입력 1998년 5월 5일 21시 46분


세계 소프트웨어 업계의 황제인 마이크로소프트사(MS·회장 빌 게이츠)의 앞길이 첩첩산중 가시밭길이다.

6월25일로 예정된 ‘윈도98’ 시판을 앞두고 미국 13개주 법무장관들이 MS사를 상대로 반(反)독점법 위반혐의로 소송을 공동 제기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MS사는 ‘윈도95’에 인터넷 검색도구인 인터넷익스플로(IE)를 끼워팔다가 지난해 미국 법무부에 의해 제소돼 이미 소송에 걸려있다.

MS사를 놓고 미 행정부까지 나선 것은 우선 실정법을 어긴 혐의가 있기 때문. 그러나 배경에는 세계 개인용컴퓨터 운영체계(OS)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한 MS가 인터넷 검색도구, 사무용컴퓨터 OS, 방송 등으로 끝없이 팽창하는데 따른 우려도 깔려 있다.

경쟁업체들은 “MS가 ‘공룡’이 될수록 시장을 독점해 창조적인 중소기업의 성장과 기술혁신의 길을 막는 부작용이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따라 MS사의 장래와 관련해 크게 세 갈래로 길이 논의되고 있다.

▼ 분할론 ▼

첫째는 ‘거인’ MS사를 분할하는 방안. 전문가들은 △윈도 시리즈 등 OS를 생산하는 회사와 △IE 엑셀 마이크로워드 등 응용소프트웨어를 생산하는 두 회사로 분리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지난날 스탠더드오일 AT&TIBM 등 거대기업들이 반독점법 위반으로 분할되거나 일부 분야를 분리한 사례를 응용하자는 것이다. 분할조치는 경쟁 촉진, 서비스 개선, 기술혁신의 가속화 등 긍정적 효과를 낳을 수 있다.

▼ 방임론 ▼

둘째는 MS사가 지지하는 방안으로 ‘미국경제의 효자기업’인 MS사는 처음부터 자유경쟁의 산물인 만큼 그대로 시장경제에 맡기자는 것.

미국에서 지난해 1백91개의 소프트웨어업체가 새로 설립되는 등 매년 중소 소프트웨어업체들이 늘어난 것을 보면 “MS사가 중소업체의 성장을 막는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미국 컴퓨터 소프트웨어업계의 매출액은 90년 3백90억달러에서 지난해 1천2백20억달러로 급증하는 등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는 추세다.

그러나 경쟁업체들은 “MS사가 윈도시장의 독점적인 지위를 이용해 IE를 끼워팔아 출시 3년만에 인터넷 검색도구시장 40% 이상을 장악한 것은 독점횡포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 규제론 ▼

현재로서 가장 가능성이 높은 방안은 미 법무부가 MS사를 상당한 정도로 규제하는 것.

구체적인 규제방안으로는 △IE와 TV수신용 소프트웨어를 윈도에서 분리 △IE 등 문제가 되는 소프트웨어의 아이콘을 윈도 초기 바탕화면에서 삭제 △윈도가 사유재산에 속하지만 사용이 보편화한 만큼 저작권을 공공재산으로 전환시키는 것 등이 제시되고 있다. ‘코끼리’의 장래에 ‘개미군단’의 눈길이 쏠려있다.

〈구자룡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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