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마피아,뒷골목 건달로 전락…압박수사에 지리멸렬

  • 입력 1998년 4월 27일 20시 21분


뉴욕의 지하세계를 분할통치해온 마피아 5대 패밀리가 최근 2년 동안 공식 회합을 갖지 않아 수사당국은 이들의 종말이 가까워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지가 27일 보도했다.

영화에서 그려지는대로 5대 패밀리는 지난 60년 동안 ‘위원회(Commission)’라고 부르는 모임을 정기적으로 열어왔다.

1931년 피비린내나는 마피아들의 전쟁에서 살아남은 전설적인 마피아두목 찰스 럭키 루치아노가 만든 이 ‘위원회’는 어느 한 패밀리가 패권장악을 시도할 경우 벌어질 내전을 피하기 위한 것.

‘마피아판 유엔안보리’라고 불리는 이 위원회를 통해 5대 패밀리들은 성공적으로 세력균형을 유지하고 이권배분과 분쟁조정을 처리해왔다.

타임스는 수사당국의 통신감청결과를 인용, 위원회가 최근 2년 동안 한번도 열리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유는 5대 패밀리 중 감비노 루크헤세 콜롬보 등 세 패밀리의 보스들이 최근 기소되거나 체포된데다 보스들의 회합 정보가 자주 새어 나가 체포될 위험이 높아진 때문.

또 마피아들이 서로 나눠가져야 할 이권이 크게 줄어 든 것도 위원회가 열리지 않고 있는 이유로 거론된다.

마피아들은 그동안 노동조합을 배후에서 조종, 회사로부터 ‘산업평화‘의 대가로 돈을 뺏거나 입찰과정에서 농간을 부려 건설 트럭 청소용역회사들로부터 돈을 상납받는 수법으로 부당이익을 챙겨왔다.

그러나 수십년에 걸쳐 집요하게 단속을 벌여온 수사당국의 포위망이 좁혀짐에 따라 마피아의 사업이 불법도박이나 고리대금업 자동차부품절도 및 암거래처럼 위험한 대신 이윤은 많지 않은 ‘하찮은’ 분야로 축소되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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