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들 『자회사-부동산 급매』…美철수 러시

  • 입력 1998년 3월 4일 19시 46분


국제통화기금(IMF) 한파로 한국 기업들이 소유한 자회사와 부동산을 미국에 대대적으로 처분하고 있다.

뉴욕타임스지는 3일 한국 기업들이 자회사 또는 자산 매각, 지사 지점 폐쇄, 종업원 감축 등 미국 철수 러시를 이루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국계 은행들은 미국내 26개 지점과 7개 현지법인을 폐쇄하거나 보유자산을 서둘러 처분하고 있다. 한국계 은행은 예금유치 등 일반 은행업무보다 외화조달 창구 역할을 해왔다. 한국계 은행의 미국내 보유자산은 96년말 기준 2백12억달러에 달한다.

제일은행 관계자는 “미국내 3개 지점을 폐쇄하는 중”이라며 “신용등급 하락으로 자금조달 비용이 너무 많이 들고 사실상 조달도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삼성그룹은 리지필드에 있던 미국본부를 폐쇄했다. 아시아나항공은 호놀룰루 취항을 중단했다.

뉴욕타임스지는 한국기업의 주요 투자지역인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지역에서 감량 경영이 두드러진다고 전했다.

현대전자가 반도체 제조업체인 심비오스사를 매각한 이후 한국 기업들이 보유한 AST 제니스전자 맥스터 등도 팔릴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삼성전자 계열 AST는 반도체 가격 하락에 따른 자금 사정 악화로 오스틴 반도체공장 증설을 연기했으나 매각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LG그룹 계열 라이크와이즈의 피터 맥더모토 부사장은 “제니스를 매각할 계획이 없다”며 “그러나 TV제작사인 글렌뷰는 신용등급 하락으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쌍용그룹은 자회사인 리버사이드 시멘트를 텍사스공업에 1억2천만달러에 매각했다.

〈김상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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