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의장이 바티칸을 향해 계속 「유혹의 손짓」을 하고 있다.
카스트로는 14일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내년 1월 쿠바 방문을 앞두고 올해 크리스마스를 휴일로 하겠다고 선포했다. 이는 쿠바가 62년 무신론을 국가정책으로 채택하고 69년부터 사탕수수 수확시기라는 이유로 크리스마스 휴일을 폐지한 지 28년만의 「경사」. 카스트로는 지난해 바티칸을 처음 방문, 사회주의 국가 쿠바를 최초로 방문해 달라고 교황에게 요청했으나 그 답례로 크리스마스를 공휴일로 해달라는 교황청의 요청에 대해서는 그동안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었다.
카스트로는 이날 새벽 의회 폐회연설을 통해 크리스마스의 공휴일 지정을 발표했다. 물론 올 한해만 국한되는 것으로 「정치와는 상관없는 종교적 조치」라는 사족과 함께.
카스트로는 그러나 교황의 옥외미사에 참가할 신도들의 수송을 위해 쿠바 대중교통수단의 절반을 동원하는 한편 올해 교황의 성탄절 메시지를 관영 언론매체를 통해 보도할 것임을 굳게 약속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카스트로의 「가톨릭 껴안기 움직임」은 유럽 및 대부분이 가톨릭국가인 남미국가와의 유대를 통해 소련 붕괴이후 난국에 처한 쿠바의 경제와 대외관계를 개선하려는 노력의 하나로 해석된다.
어쨌든 교황청도 『쿠바 전체 인구 1천1백만명중 약 4백만명에 이르는 가톨릭 신자들이 열망하던 조치』라며 카스트로의 발표에 대해 만족을 표시했다.
〈권재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