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황제」로 불리는 호주의 루퍼트머독(66)이 자신의 아들을 후계자로 공식지명했다. 뉴스코퍼레이션사는 9일 머독의 3남매가 장남인 라클란(26·사진)을 아버지의 후계자로 선정하는 데 합의했으며 머독도 이를 추인했다고 발표했다.누나 엘리자베스(29)와 막내 제임스(24)와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언론 황태자」의 자리에 오른 라클란은 올해 발간된 머독의 자서전 「스카이하이」에서 이미 후계자로 언급됐었다.
프린스턴대 철학과를 졸업한 그는 수습기자로 시작해 호주 퀸즐랜드지의 경영에 참여했다가 지난해부터 뉴스코퍼레이션의 본가인 호주사업본부를 담당하면서 자질을 인정받았다. 두뇌가 명석한데다 임원들과 풀장에서 피자를 나눠 먹으며 회의를 진행할 정도로 격의없고 자유분방한 인물.
하지만 라클란이 안심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그가 고스란히 물려받기에는 아버지가 키운 대제국의 영토가 너무 크고 형제들간의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20세기 폭스사, 영국의 더 타임스 및 위성방송 B스카이B와 스타TV 등 전세계 1백50여개의 신문 방송 영화사를 거느리고 있는 뉴스코퍼레이션사는 연간 매출액만 90억달러가 넘는다. 브리티시 스카이 방송을 맡고 있는 엘리자베스는 아버지의 냉철한 경영수완을 빼박았다는 소리를 들어온 유능한 경영인. 뉴스코퍼레이션사의 전자업무를 총괄하는 아메리카 디지털 퍼블리싱 사장인 제임스도 「호랑이 새끼」의 자질을 타고 났다는 평을 듣고 있다.
그러나 라클란이 경영권을 장악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은 역시 아버지 머독이다.
머독은 후계구도를 확정지었지만 죽을 때까지 은퇴할 계획이 없다며 종신집권을 천명했기 때문이다.
〈권재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