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쩌민(江澤民)중국국가주석과 보리스 옐친 러시아대통령은 10일 베이징(北京)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중러간 4천2백80㎞의 동부지역 국경선 획정협정에 서명했다.
양국 정상은 또 시베리아 코비친에서 중국 북부지역까지 3천㎞ 길이의 시베리아 가스관 건설에도 합의했다.
양국 정상은 이날 정상회담을 마치고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이같이 밝히고 양국간 신뢰를 바탕으로 21세기를 향한 전략적 동반관계를 발전시키기로 합의했다.
양국 정상이 이날 최근 급진전된 미국과 일본간 방위협력강화에 대한 심도있는 의견을 교환하고 중러간 경제 군사적 협력을 강화하는 다수의 협정을 체결한 것은 이같은 전략적 동반관계 발전을 위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날 체결된 국경선 획정협정은 91년 구소련과 중국이 체결한 동부지역 국경협정에 의거, 93년부터 최근까지 양국이 공동으로 야외측량 등을 통해 1천1백70개의 국경표지판 설치작업을 완료한 데 따른 것이다.
양국은 지난 69년 우수리강 내의 섬인 쩐바오다오(珍寶島)의 영유권을 둘러싸고 무력충돌을 빚는 등 국경분쟁을 벌여왔으나(작은지도 참조) 이날 국경선 획정을 마무리해 양국관계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양국은 쩐바오다오를 포함, 영유권 분쟁을 벌여온 우수리강내 섬들을 공동개발키로 합의했다.
국경 획정작업은 이제 중국 서부의 신장(新疆)지역과 하바로프스크 부근 등 극히 일부 지역만 마무리되지 않았다. 그러나 관련 소식통들은 『기술적인 문제가 일부 남아있을 뿐』이라고 강조해 사실상 국경분쟁이 완전종식됐음을 확인했다.
시베리아 가스관 건설은 앞으로 2년반에 걸쳐 1백20억달러가 투입되는 대규모 공사로 중국과 한국 일본 등에 매년 2백억㎥의 천연가스를 공급할 전망이어서 중러 양국관계는 물론 동북아 국가간 협력에도 기여할 것으로 평가된다.
한편 이날 양국은 △잠수함을 비롯한 러시아제 무기의 대중 판매 등 군사분야 협력 확대 △4백30여마리만 생존한 것으로 알려진 만주호랑이 보호대책 △지방정부간 교류활성화 △에너지 수송 전기 우주항공 과학기술 등에 관한 기술협력 등을 뼈대로 한 7개분야의 협정을 체결했다. 이번 협정에서는 빠졌으나 양국은 올 연말경 러시아가 중국에 2기의 원자로를 건설하는 문제에도 합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황의봉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