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델라 『나를 누가 막으랴』…美반대불구 리비아 방문

  • 입력 1997년 10월 27일 19시 40분


넬슨 만델라 남아공대통령이 최근 미국 영국 등 강대국에 맞서는 자주 외교를 펼치면서 아프리카를 대변하는 지도자로 부상하고 있다. 만델라는 22일 미국의 반대를 무시하고 리비아 방문을 강행했다. 미국은 테러지원국이라는 이유로 리비아 방문에 불만을 표시했으나 만델라는 『아무도 나를 간섭할 권한은 없다』며 『우리가 백인정권에 항쟁하고 있을 때 도와준 리비아 방문은 도덕적 의무』라고 맞섰다. 미국이 언급하고 있는 리비아의 테러관련은 88년 2백70명이 희생된 스코틀랜드 로커비상공 팬암기 폭파사건. 2명의 리비아인이 용의자로 지목됐으나 리비아는 이들의 인도를 거부, 유엔으로부터 항공기의 출입국 금지 제재를 받고 있다. 만델라는 『항공여행 제재는 리비아 국민에 대한 집단적인 벌주기나 마찬가지』라며 팬암 사건 해결의 중재를 자임하고 나섰다.만델라는 내년에는 남아공 흑인들의 저항운동을 도왔던 쿠바를 방문할 것으로 알려져 미국과 계속 마찰을 빚을 전망이다. 그의 이같은 행보는 평소 주장해온 「아프리카 르네상스론」과도 맞물려 있다. 더이상 서방에 의존하지 말고 주체적으로 자기의 미래를 개척, 아프리카 시대를 꽃피우자는 것이 핵심이다. 그는 27년간이나 감옥살이를 했을 정도로 자신의 신념을 굽히지 않았던 도덕성과 79세의 연륜, 남아공의 위상 등을 바탕으로 최근 미국을 제치고 콩고민주공 내전을 성공적으로 중재했다. 또 나이지리아 앙골라 수단 등의 분쟁도 중재에 나서는 등 아프리카 지도자들의 맏형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고진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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