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쩌민,50년만의 은사 美서 만난다…올해 94세

  • 입력 1997년 10월 23일 20시 04분


중국의 장쩌민(江澤民)국가주석이 명실상부한 중국의 최고실권자로서는 처음으로 26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8일간 미국을 방문한다. 79년 덩샤오핑(鄧小平)군사위 부주석이 방미했을 때 중국의 실권자는 화궈펑(華國鋒)주석이었으며 85년 방미한 리셴녠(李先念)국가주석은 실권자가 아니었다. 그러나 장주석은 빌 클린턴 대통령과 양국 최고지도자의 역사적 회담 못지 않게 올해 고희(古稀)를 맞는 개인사에서 중요한 만남을 기다리고 있다. 그의 방미일정을 보면 30일 오후 행선지는 필라델피아. 이곳에 있는 펜실베이니아대와 드렉셀대를 들르는 것으로 나와있다. 이렇다할 의미가 없어 보이는 필라델피아행의 실제 목적은 50년전인 47년 상하이대 재학시 수학과 기계공학을 가르쳤던 스승 구위쉬에게 문안인사를 하려는 것이라고 중국의 한 소식통이 23일 밝혔다. 이 소식통은 장주석이 스승에 대한 보은의 정을 이번 필라델피아행에서 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구나 구위쉬는 올해 94세. 이번이 사제간에 재상면할 수 있는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 구위쉬가 언제 미국으로 건너왔는지는 정확하지 않으나 드렉셀대의 기계공학과 교수로 재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주석과 드렉셀대와는 또다른 인연이 있다. 그의 큰아들 장미엔헝은 이 대학에서 전기공학박사학위를 받고 휼렛패커드사에 근무하다 지금은 상하이연구소에서 일하고 있다. 중국 최고실권자중에서는 유일하게 대학졸업장을 갖고 있는 장주석도 전기공학도 출신이라는 점에서 부자간 전공이 같다. 드렉셀대는 이같은 특별한 인연을 고려, 장주석에게 명예박사학위를 수여하겠다고 제의했지만 중국 정부는 거절했다. 94년 방미한 대만의 리덩후이(李登輝)총통이 코넬대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은 점을 감안할 때 국가 체면상 코넬대보다 지명도가 떨어지는 대학의 학위는 곤란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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