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伊 다리오 포 노벨문학상 수상에 반발

  • 입력 1997년 10월 10일 20시 27분


이탈리아의 좌파 극작가인 다리오 포(71)의 금년도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은 이탈리아를 축하 분위기로 만드는 대신 예기치 못한 잡음과 혼란을 초래했다. 특히 교황청이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표시하고 역대 노벨문학상 수상자들도 반발하는 등 노벨문학상 수상자 선정에 대한 객관성과 권위가 새삼스레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같은 후유증은 포가 한번도 노벨상의 유력 후보로 거론되지 않았던 데다 그동안 교황을 조롱하는 등 수차례 교황청과 마찰을 빚었기 때문. 현재도 이탈리아 공산당 당원인 포는 베트남전과 마오쩌둥(毛澤東)의 사회주의혁명, 학생운동 등 급진적인 작품소재와 과격한 언행으로 이탈리아 정부와 경찰 검열기관 언론은 물론 교황청 등과도 숱한 논전을 벌여왔다. 그는 92년 교황청과 마약밀매조직의 관련성을 풍자한 「교황과 마녀」, 93년 서구제국주의의 식민주의를 풍자한 「요한 파단과 미국의 발견」을 공연해 파문을 일으켰으며 이때문에 수십 차례 법정에 서기까지 했다. 특히 그의 69년 대표작 「코믹 미스터리」는 예수가 물을 포도주로 바꾼 가나안의 기적을 그의 어머니인 마리아를 돕기위한 것으로 해석하는 등 기독교 교리를 자의적으로 해석, 교황이 직접 『이탈리아인들의 종교적 감정을 모독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미국도 지난 80년 포 부부가 뉴욕에서 공연될 「어느 무정부주의자의 우연한 죽음」 관람을 위해 비자를 신청하자 재소자 지원단체의 후원자라는 이유로 세차례나 비자발급을 거부했었다. 교황청이 포의 수상소식에 대해 즉각 『놀랍다. 논란의 대상이 되고있는 작가를수상자로 선정한것은 상상할수도 없는 일』이라는 반응을 보인 것도 이러한 배경 때문이다. 80년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폴란드의 체슬로 밀로츠도 「전혀 무명의 작가」가 노벨상을 수상한데 대해 놀라움을 표시했으며 같은 폴란드의 작가 구스타프 헤를링 구르진스키는 『그의 수상은 스웨덴 한림원뿐 아니라 역대 노벨문학상 수상작가들을 모독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정성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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