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하원의원 10%가 마피아연계』…부패 극심

  • 입력 1997년 10월 3일 19시 57분


고골리의 단편소설중에 「검찰관」이란 작품이 있다. 모스크바 유학생이 건달이 되어 낙향하는데 그를 암행어사로 본 관리들로부터 극진한 대접과 돈을 받는다는 내용이다. 지금 러시아가 또 다시 극심한 부패에 빠져들고 있다. 상당수 두마(하원)의원들마저 마피아와 연계된 것으로 밝혀지면서 국가근본이 흔들리고 있다. 아나톨리 쿨리코프 내무장관은 최근 두마 의원 4백50명중 50여명 이상이 범죄조직과 관련된 혐의로 내사를 받고 있다고 전격 발표,러시아 정국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그는 또 일부 주지사와 시장이 마피아의 지원을 받고 당선, 각종 이권을 제공하는 대가로 이들의 보호를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제 시베리아 레닌스크쿠즈넵스키시(市) 시장이 살인교사 및 독직 등의 혐의로, 칼리닌그라드주 주지사와 시장 지방의회의장 지방의원들이 마피아와의 유착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공무원이 부패하다 보니 민간은행도 국고를 자기 돈 쓰듯 하고 있다. 지난 여름 두부닌 중앙은행총재는 바빌로프 전재무차관의 묵인아래 한 시중은행이 5억1천2백만달러의 국고를 한동안 유용했었다는 금융스캔들을 폭로했다. 지난 8월에는 더욱 어처구니 없는 일이 발생했다.러시아 정부가 체첸에 전쟁 복구 및 산업시설 개선을 위해 지급한 7천억루블(미화 1억2천만달러)이 감쪽같이 사라진 사실이 양국간 정상회담 자리에서 밝혀진 것이다. 아슬란 마스하도프 체첸 대통령이 『왜 자금을 주지 않느냐』고 항의하자 옐친대통령이 『무슨 소리냐』며 따지다 자금이 사라진 것을 알게 된 것. 분노가 치민 옐친대통령은 지난달 30일 급기야 연방보안국(FSB) 연방검찰 연방경찰에 합동수사반을 설치, 정관재계의 부패상을 철저히 파헤칠 것으로 지시했다. 지식인들은 청결작업이 잘 될것 같지 않다고 비아냥이다. 『관료부패가 러시아의 역사이기 때문』이라면서. 〈모스크바〓반병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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