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푸어스(S&P)사가 한국기업의 신용위기를 공개적으로 경고, 이달말 실시될 S&P사의 제일은행 신용등급 재조정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26일 재정경제원에 따르면 미국 S&P사는 지난 24일자 정기간행물 「크레디트위크」에서 한국기업들이 오랫동안 과다한 차입경영으로 성장과 사업다각화를 추진해오다가 대외개방과 경기침체를 맞아 채무상환에 어려움을 맞고 있다고 지적했다. S&P사는 특히 기아그룹에 이어 다른 기업들의 도산가능성도 확대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같은 지적은 S&P일본지사가 작성한 한국기업 신용위기에 관한 기고문에 들어있는 것이다. S&P본사는 제일은행 신용등급 조정은 일본과 홍콩지사의 보고를 주로 참고하여 결정하기 때문에 이같은 견해가 주로 반영될 것으로 재경원측은 우려했다.
이 기고문은 한국기업이 맞고 있는 어려움으로 △시장자유화와 국제경쟁력약화 △비용증가 △금융신인도 하락 △투자심리악화 등을 꼽았다.
시장자유화의 경우 정부보호아래서 경영능력이 취약해진 기업들이 시장개방대책을 제대로 세워놓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또 규모의 경제만을 추구하여 과다한 생산시설을 보유, 국제경쟁력이 갈수록 악화된 것으로 분석했다.
S&P사는 최근 제일은행에 추가질문을 계속하고 신용등급조정회의를 이달말에서 다음달초로 연기할 움직임을 보이는 등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할 태세다.
〈임규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