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금융기관들 『기아 和議가 뭡니까?』…반응 민감

  • 입력 1997년 9월 23일 19시 55분


해외 금융기관들과 투자자들의 움직임이 기아자동차의 화의를 통한 정상화 여부에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금융계는 2억2천8백만달러에 이르는 기아그룹의 미상환 해외채권 등 차입금에 대해 만기전에 상환요구가 몰릴 경우 기아그룹이 사상 초유의 「해외부도(Default)」를 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우려하고 있다. 기아그룹에 대한 채권을 보유한 해외금융기관들은 23일 주거래은행인 제일은행에 화의내용을 전화로 문의하거나 실무자를 한국에 파견하겠다고 통보하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기아그룹의 해외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을 주선한 국내 증권사에도 『화의를 부도로 봐야 하느냐』는 등의 문의가 이어져 증권사들이 법률검토작업에 나섰다. 지난해 기아그룹의 1억6천만달러 CB발행에 참여한 김&장법률사무소의 모변호사는 『계약서에 「기아 계열사중 한 곳만 화의를 신청해도 만기전에 원금상환을 요구할 수 있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고 밝혔다. 이들 해외채권자는 당장 원금상환을 요구할 경우 못받을 것이 확실하기 때문에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는 것. 그러나 해외투자자중 일부가 당장 원금 상환을 요구해 올 수도 있다는 게 금융계의 전망이다. 제일은행의 한 관계자는 『기아그룹이 해외투자자들의 원금상환 요청에 응하지 못해 해외에서 부도를 낼 경우 화의성사 여부가 불투명해지는 것은 물론 전체 한국기업의 해외신인도가 폭락하는 사태를 빚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강운·천광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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