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이집트 카이로의 중심가에서 대낮에 벌어진 무차별 총격으로 독일인 관광객 9명 등 12명이 숨져 이집트를 찾는 외국관광객들에게 경종을 울렸다. 카이로에서는 지난해 4월에도 그리스관광객 18명이 테러범에게 피살됐다.
그리스 관광객들은 이스라엘인들로 오인돼 살해됐으나 독일인들은 대낮에 인파가 붐비는 카이로시내 한복판에서 무차별 공격을 받았다는 점에서 더욱 충격적이다.
현지에서는 현 무바라크 정부의 친서방정책에 항의해 92년부터 반정부활동에 들어가 지금까지 1천5백여명을 살해한 이슬람원리주의자들의 소행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슬람원리주의 최대단체인 가마아 이슬라미아는 정부에 대화를 제의했으나 이집트정부가 계속 강경대응을 하고 있어 외국인을 희생양으로 삼아 의도적으로 도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은 카이로뿐만 아니라 기자지구 등 전국 주요관광지에서도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테러활동을 해오고 있다.
이집트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지난해 4백만명을 넘어섰다. 우리나라 관광객도 1년에 3만명이나 이집트를 찾고 있어 테러가 계속될 경우 희생자가 발생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18일 16명의 한국인 관광객이 간발의 차로 화를 면하기도 했다.
카이로 주재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테러범들이 외국관광객들을 노려 범행을 저지르는데다 언제 어디서 테러가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에 사고내용을 주지시키는 외에 관광객들을 보호할 뾰족한 수가 없다』고 현지의 불안한 분위기를 전했다.
〈권재현기자·카이로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