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레사수녀 별세]「사랑의 선교회」은 어떤 곳?

  • 입력 1997년 9월 6일 20시 31분


「사랑의 선교회」는 6일 타계한 테레사수녀의 필생의 기도와 피땀의 결정체이다. 1948년 단돈 5루피(한화 1백20원)로 인도 캘커타의 슬럼가에서 시작된 사랑의 선교회는 가난하고 병든 사람들의 마지막 안식처로서 이제는 전세계 1백19개국 6백여곳에서 4천4백여명의 수녀와 평수사가 각종 자선사업을 벌이는 대형 봉사조직으로 성장했다. 사랑의 선교회는 테레사수녀가 캘커타시로부터 힌두교의 칼리신을 모시던 폐사원의 한 구석을 얻어 고아 나환자 무의탁노인을 불러모으면서 시작됐다. 당시 38세이던 테레사수녀가 가진 것이라곤 단돈 5루피와 20여년간 교사생활을 했던 캘커타의 세인트 마리 여고의 졸업생 제자들뿐이었다. 빈민들이 들끓는 힌두교의 중심지에서 키 1백50㎝의 가냘픈 수녀가 수녀원의 보호막을 벗어나 맨손으로 출발할 때 주변 사람들은 불안과 회의적인 시선으로 지켜봤다. 심지어 교황청도 반대했다. 그러나 고결한 사랑의 힘은 세계를 감동시켰다. 마침내 50년 바티칸은 캘커타에 새로운 교단 설립을 허용했다. 그후 사랑의 선교회는 「죽어가는 사람들을 위한 집」 「나환자촌」 「어린이를 위한 집」 「버림받은 여인들을 위한 집」 「환자와 노인들을 위한 집」을 차례로 세웠으며 65년에는 베네수엘라에 첫 해외시설을 건립했다. 인도의 수많은 빈민과 환자, 그리고 노인들이 이곳의 도움을 받았다. 인도에서 지참금을 우려해 버려지는 수많은 여자아이들도 이곳이 떠맡았다. 특히 「죽어가는 사람들을 위한 집(니르말 흐리다이)」에서는 지금까지 3만여명의 의탁할 데 없는 인도인이 생애 처음일지도 모르는 극진한 보살핌을 받고 생을 마감했다. 테레사수녀는 직접적인 봉사활동 외에도 강력한 설득력과 경영기술을 바탕으로 한 기금 모금에도 독보적인 재능을 보여 많은 기부금을 모아 재단의 운영자금으로 사용했다. 그러나 사랑의 선교회를 움직이는 것은 이러한 물질이 아니라 전세계에서 몰려든 자원봉사자의 손길이다. 독일 프랑스 아일랜드 네덜란드 미국 일본 등지에서 테레사수녀의 취지에 공감하는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이 수녀들을 도와 환자들을 보살피고 있다. 사랑의 선교회는 지난 49년간 외형도 커졌지만 「고귀한 사랑」, 그 정신은 훨씬 더 커졌다. 〈정성희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