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세 천재」 첫 작품 「피스메이커」 탄생

  • 입력 1997년 8월 29일 08시 15분


1994년 10월. 세계 언론들은 세 「천재들」의 만남을 떠들썩하게 알렸다. 「죠스」 「ET」 「쥬라기공원」 등을 연출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과 월트 디즈니의 만화영화 제작자 제프리 카젠버그, 그리고 그룹 「이글스」 「너바나」 등을 키워낸 음반의 황제 데이비드 게펜. 이들은 자기 이름의 머리글자를 딴 「드림워크스 SKG(스필버그·카젠버그·게펜)」라는 「꿈의 공장」을 만들기 위해 뭉친 것이었다. 제일제당이 이 회사 자본금중 30%인 3억달러(약2천7백억원)을 투자했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관심도 각별했다. 그리고 3년후인 97년 여름. 이들이 만든 첫번째 영화 「피스메이커」를 보려고 세계의 언론이 다시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모였다. 드림워크스는 로스앤젤레스 스타의 거리에 있는 오데온극장에서 시사회와 기자회견을 갖고 20세기 폭스, 유니버설, 파라마운트, 월트 디즈니 등을 누르고 세계 엔터테인먼트산업을 평정할 「메이저 스튜디오」의 본격 출범을 알렸다. 스필버그는 지난 80년대초 영화사 앰블린 엔터테인먼트를 차리고 「인디애나 존스」 「잃어버린 세계」 「맨 인 블랙」 등을 제작, 눈부신 성공을 거듭해왔다. 그러나 앰블린이 단순 영화기획사라면 드림워크스는 영화제작과 배급은 물론 극장 및 TV용 만화영화, 게임소프트와 전자게임센터, 음반 캐릭터상품까지 만드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회사다. 앰블린은 연말에 개봉되는 「조로의 마스크」를 끝으로 드림워크스에 흡수된다. 드림워크스는 그동안 조지 마이클의 새 앨범에서 플래티넘(1백만장)을 터뜨렸으며 시애틀과 라스베이거스에 전자게임센터를 열었다. 2000년까지는 2백개의 게임센터를 만들 계획이다. 게임소프트에서는 「스필버그감독의 의자」 등 7개의 CD롬 게임이 나왔다. 미국에서 다음달 26일(한국은 11월경) 개봉되는 「피스메이커」는 드림워크스의 영화로선 첫번째 작품. 이밖에도 지난 3년 동안 준비한 영화 및 만화영화들이 잇따라 개봉된다. 만화영화로는 성경속의 모세를 소재로 한 「이집트의 왕자」, 개미의 관점에서 세상을 그린 3차원 애니메이션 「개미」, 잃어버린 금의 도시를 향한 어드벤처 「엘도라도」 등이 준비되고 있다. 영화도 연말 개봉되는 스필버그 연출의 「아미스타드」와 「마우스헌트」 「디프 임팩트」 등이 선보일 예정. 현재 드림워크스는 로스앤젤레스의 유니버설스튜디오 바로 옆에 있는 앰블린 건물 등 5개의 사무실을 쓰고 있다. 곧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 앞에 있는 하워드 휴즈 비행장에 종합 엔터테인먼트 및 테크놀로지 콤플렉스를 짓겠다는 야심찬 계획도 갖고 있다. 직원은 1천3백명. 애니메이터 6백명 등 창조적 인력이 대부분이다. 투자자인 제일제당은 「드림워크스」의 이사회와 경영위원회에 이재현부사장과 이미경이사가 참석해 경영권을 행사하며 영화 및 만화영화의 아시아 판권(일본 제외)을 갖는다. 드림워크스의 SKG 3인방의 경영비법은 전문회사들과의 공동투자와 공동제작. 게임소프트웨어는 마이크로소프트사와, 게임센터는 세가사와, 그리고 엔터테인먼트 콤플렉스는 실리콘그래픽스 디지털도메인 IBM 등과 합종연횡을 함으로써 비용과 위험부담을 줄이고 효율을 높이려는 전략이다. ▼ 피스메이커 어떤 영화? ▼ 러시아의 외딴 시골에서 엄청난 폭발이 일어난다. 핵무기를 싣고 가던 열차가 전복되면서 국제적 소용돌이를 불러일으키는 영화 「피스메이커」(Peacemaker)의 첫 장면이다. 백악관의 핵밀수단속반 켈리(니콜 키드먼)와 미군 특수부대 요원(조지 클루니)은 이 사건이 테러단체가 핵무기 탈취를 위해 꾸민 음모임을 알아챈다. 이때부터 미국과 러시아 동서유럽을 무대로 한 하이테크 액션이 펼쳐지는 것. 이 작품은 이름난 저널리스트인 앤드루와 레슬리 콕번부부의 보고서를 바탕으로 한 것이어서 더욱 충격적이다. 백악관의 핵무기담당관 등을 취재한 콕번부부에 따르면 핵무기 밀수가 체코 등에서 실제로 성행하고 있으며 주로 구소련의 핵시설에서 근무하던 사람들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영화로 감독에 데뷔하는 미미 리더는 『리얼리티를 높이기 위해 러브신을 없앴으며 보스니아출신의 테러리스트와 러시아의 마피아, 부패한 군장교 등 사실적인 인물들을 통해 현실사회의 문제를 보여주려했다』고 말했다. 스필버그에 의해 발탁된 미미 리더는 미국의 인기TV시리즈 「ER(응급실)」로 에미상을 두번 수상한 여성감독. 「ER」의 주인공으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조지 클루니(36), 톰 크루즈의 아내로도 유명한 니콜 키드먼(30)이 「드림워크스」의 첫 영화에 합류했다. 영화 「배트맨과 로빈」에서 배트맨으로 국내에 알려진 조지 클루니는 『「피스메이커」야말로 나를 위해 만들어진 작품』이라며 애정과 기대를 표현했다.〈로스앤젤레스〓신연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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