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셉션]
19일 북한 함남 신포시 금호지구에서 열린 경수로 부지정지공사 착공식은 한민족의 동질성을 확인해준 소중한 자리였다.
○…KEDO대표단은 착공식을 마친 후 오후 6시부터 2시간여 동안 경수로 기술자 숙소인 「게스트 하우스」 근처 평양 옥류관 금호지구 분점에서 許鍾(허종)대사 등 북측대표단을 초청한 가운데 착공기념 리셉션을 개최했다. 이날 리셉션은 남북한 대표단과 경수로 관계자들은 물론 남북한 기자단 등도 함께 어울려 음식을 나누며 편안한 대화를 나누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경수로기획단의 한 관계자는 『김일성 배지를 확인하기 전까지는 남북한 사람을 구분할 수 없었다』면서 『앞으로 경수로사업이 본격화되면 오늘 같은 화합과 교류의 분위기는 더욱 자연스러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북측 김병기 경수로대상사업국장은 이날 오후 딱딱했던 표정과는 달리 리셉션장에서는 적극적으로 한국기자들의 인터뷰 요청에 응해 눈길을 끌었다.
[착공식]
○…이날 「KEDO원전부지정지공사 착공식」은 촉촉하게 단비가 내리는 가운데 오후 2시 정각에 시작.
남북한대표단뿐만 아니라 미국 일본 등 KEDO 회원국 대표들도 우여곡절 끝에 거둔 결실인지라 감회에 젖은 듯 다소 엄숙하고 상기된 표정들.
보즈워스 KEDO사무총장이 인사말을 통해 『착공식은 이제 시작임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경수로가 완공될 때까지 숱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상호애정과 협력으로 극복하자』고 강조하자 참석자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 착공식에서는 경수로건설의 주계약자인 한전의 역할이 두드러졌다.
이날 열린 착공식 행사장뿐 아니라 경수로 부지 곳곳에 한전 이름과 마크가 찍힌 플래카드가 나부꼈다.
○…북한측의 중앙방송 중앙통신 노동신문 등 언론매체는 입북한 한국 및 외국기자단과 함께 취재경쟁에 나서 경수로사업에 대한 관심을 표시.
북한측은 경수로 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경수로사업대상국의 요원들을 대거 착공식행사에 투입해 남쪽 대표단을 비롯한 행사 참석자들이 불편이 없도록 배려하는 모습.
[오찬모임]
○…KEDO대표단이 오찬장에 도착하자 許鍾(허종)북한 외교부 순회대사, 이제선 원자력 총국장, 김병기 경수로대상사업국장 등이 반갑게 이들을 맞으며 오찬장으로 안내.
첫대면한 張瑄燮(장선섭)경수로기획단장과 허대사는 『반갑습니다』고 인사를 건네며 악수를 교환했으며 장단장은 『앞으로 공사가 본격화되면 자주 신포를 방문, 우리 기술자들이 작업하는 것을 보고 허대사와 이총국장도 자주 뵙길 바란다』고 인사.
보즈워스 KEDO사무총장은 『좋은 음식을 접대받아서 감사하다』면서 『지난해 4월 방북시에는 없었던 이 식당이 생기는 등 신포지역의 모든 것이 급변하고 있다』고 언급.
[입항수속]
○…우리 대표단과 취재진을 태운 한나라호가 19일 오전 북한 양화항으로 접근하자 오전 7시50분경 인공기를 게양한 북측 선박 「0―수―3963」호가 접근해 선장과 검역의사 2명, 세관원 3명이 한나라호에 승선.
이들은 승무원들과 접안절차 및 세관 통관문제를 논의하고 KEDO대표단 전원에 대한 건강검진을 실시.
빨간 바탕에 노란색 글씨로 「검역의사」라고 쓴 완장을 찬 의사 2명은 대표단이 모여있는 세미나실에 들어오면서 『반갑습니다』고 인사를 건넨 후 대표단원들의 맥박과 체온을 재는 등 검역절차를 밟았다.
이 의사는 일부 대표단원에게 『고혈압이군요. 기름진 음식은 피하는 게 좋아요』『혈압이 약하군요』라고 조언하는가 하면 아무런 이상이 없는 사람에게는 환한 웃음으로 답변을 대신하기도.
○…도선안내지점에서 접안절차를 모두 마친 한나라호는 오전9시반경 이동하기 시작해 오전 10시20분경 양화항에 접안.
양화항 부근의 산들은 온통 안개에 싸여 있었으며 양화항 부두에는 근무를 서고 있는 군인 1명과 KEDO대표단을 마중나온 KEDO직원, 한전 및 시공회사관계자 10여명과 북한세관원 10여명 외에는 거의 인적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한적했다.
〈북한 함남 금호지구〓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