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항공안전 기준 재검토…美서 8일간 5대 추락

  • 입력 1997년 8월 8일 19시 46분


지난 8일간 미국령인 괌과 미국본토에서 대한항공기를 비롯해 항공기 5대가 잇따라 사고를 일으켜 모두 2백31명 이상이 숨지자 미당국이 항공 안전 기준을 재검토하는 등 항공 안전 문제가 또다시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지난해 5월 플로리다주에서 발생한 벨류젯 여객기 추락 사고와 같은해 7월 뉴욕인근에서 TWA기가 공중 폭발했을 당시 촉발됐던 논란이 이번 연쇄 사고로 또다시 불붙은 것이다. 시사 해설가들과 사고 조사관들은 미국항공산업의 발전과 승객안전을 담당하는 주무 당국인 연방항공국(FAA)의 역할과 최근 연쇄 사고의 원인을 연계시키는 쪽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또 항공산업에 대한 정부의 광범한 규제가 철폐되면서 본격화된 요금 인하 경쟁의 여파로 특히 신설 항공사들이 지닌 문제점들에도 비판이 가중되기 시작했다. 최근 발생한 미국내 항공기 사고를 보면 우선 지난달 31일 페더럴 익스프레스 소속 MD 11 화물기가 뉴욕 인근 뉴어크 국제공항에 내리다가 활주로와 충돌, 5명이 다쳤다. 또 지난 6일에는 대한항공 801편 보잉 747 여객기가 괌의 아가냐국제공항에 접근하던 중 추락한데 이어 7일에는 파인항공 소속 DC8 화물기가 마이애미 공항을 이륙한 직후 공항부근 도로에 추락해 탑승자 4명이 몰사했다. 또 같은날 워싱턴주의 알링턴 공항을 이륙한 지 얼마 안된 소형 항공기 2대가 공중 충돌한 후 추락했다. 윌리엄 월독 미국항공우주안전교육센터 부국장은 연쇄 사고가 미국인을 불안하게 하는 것은 물론 안전 문제에도 총체적인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판론자는 FAA가 미국항공산업을 진흥시키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규제도 해야 하는 상반된 업무를 동시에 수행하기 때문에 엄청난 비용이 소요되는 안전 장비 확보를 항공사에 강요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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