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벤처社 INC,美서 1천억 벌었다

  • 입력 1997년 8월 5일 20시 09분


국내 기업이 미국에 세운 소규모 벤처기업이 단 한번의 거래로 1천억원이 넘는 큰 돈을 벌어들였다. 우울한 소식들에 찌든 업계에 모처럼의 밝은 뉴스다. 고합정보통신과 대영전자가 지난 85년 미국 벨연구소 출신 엔지니어들과 손잡고 뉴저지주에 세운 INC사(회장 曺堯聖·조요성·57)가 화제의 기업. 이 회사는 지난달 말 일반 전화선을 통해 고속으로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xDSL이라는 첨단기술과 관련 사업부문을 세계적인 네트워크 회사인 샌프란시스코의 시스코사에 팔았다. 판매대금은 현금 1억8백만달러와 시스코 주식 1천7백만달러어치 등 총 1억2천5백만달러(1천1백25억원). 국내 벤처기업이 한 차례의 거래로 벌어들인 최대 규모다. INC사가 판매한 기술은 광케이블을 깔지 않고도 일반 전화선으로 대용량의 데이터를 초고속으로 송수신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컴퓨터로 인터넷 등에 접속하고 자료를 수신할 때 현재는 상당한 시간을 기다려야 하지만 이 기술이 도입되면 데이터 송수신이 순간적으로 이뤄진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지난달 29일자에서 이 거래를 상세히 소개하고 『앞으로 수년내에 가정과 직장에 INC 기술을 채용한 네트워크 시스템이 공급될 것이며 이는 21세기 정보화 사회를 앞당기는 획기적인 사건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INC는 시스코에 매각한 사업부문이 향후 개발하는 관련기술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조건을 달았기 때문에 엄청난 시장기반도 확보해 놓았다. 고합정보통신과 INC는 이미 지난달 말 마이크로소프트 지멘스 등 쟁쟁한 기업들을 물리치고 중국 북경시 우전부의 주문형비디오서비스(VOD) 시범사업자로 선정돼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뉴욕〓이규민특파원·박내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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