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자예비회담 이모저모]교전당사자들,40년만에 한자리에

  • 입력 1997년 8월 5일 20시 09분


5일 뉴욕에서 개막된 예비회담 첫날 회의는 정전협정체결이후 44년만에 한국전 당사국인 남북한과 미국 중국대표단이 한자리에 모인다는 「역사적 의미」때문에 다소 긴장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특히 의제선정 등을 놓고 남북한은 신경전을 벌였다. ○…회담장 주변에서는 본회담의 조기성사 여부는 북한측 태도에 달렸다는 관측이 지배적. 외교 소식통들은 『4자회담은 지난해 4월 韓美(한미) 양국 정상이 제의한 것이고 중국도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한 이 회담에 기대를 걸고 있다』며 『때문에 본회담이 조속히 개최될 수 있는지의 여부는 북한의 자세에 달렸다』고 지적. 북한측이 그동안 주요 협상때마다 여러가지 난관을 조성하면서 회담을 지연시키는 전략을 구사해온 점에 비춰 예비회담 한번으로 본회담이 열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 북한이 남한의 대통령선거등 정치일정을 감안, 예비회담을 지연시키면서 본회담을 내년 이후로 미룰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대두. ○…우리측 대표단도 이번 예비회담에 크게 기대를 걸지는 않는 듯한 분위기.우리측의 한 관계자는 『북한측의 기조연설을 들어보면 대강 윤곽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북한이 식량을 어느 정도 확보했고 예비회담에 참석했다는 명분도 섰기 때문에 소극적인 자세로 회담을 결실없이 끝낸 뒤 월말쯤 다시 예비회담을 제의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 미국측 수석대표인 카트만 차관보대행도 최근 『4자회담 본회담이 조속히 성사되기를 희망하지만 그동안 북한측이 보여온 회담전략 등으로 미뤄볼 때 신중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인내심을 강조. ○…우리측은 북한이 식량난 등 국내외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예비회담을 수락한 점을 의식, 되도록이면 북한측의 자존심을 건드리거나 자극하지 않기로 내부 방침을 수립. 그러나 한미 양국 대표단은 이번 회담에서 주한미군의 철수문제는 의제가 될 수 없으며 평화협정을 체결하게 될 경우 반드시 남북한 양국이 서명해야 한다는 사항은 절대로 양보할 수 없다는데 합의. ○…중국 대표들은 이날 한국 대표단과 가진 1시간40분간의 사전협의에서 『한반도의 안정을 바라는게 우리의 입장』이라며 회담의 원만한 진행을 위한 협조를 약속. 중국은 북한과는 접촉하지 않았는데 양국은 이미 뉴욕에 오기 전 여러차례 사전협의를 가졌다는 후문. 〈뉴욕〓이규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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