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는 내년 1월1일자로 화폐개혁을 단행, 현행 1천루블을 1루블로 하는 새 화폐를 발행한다고 발표했다.
보리스 옐친대통령은 이날 크렘린궁에서 발표한 성명을 통해 『더이상 러시아에 인플레는 없다』고 선언하면서 「1천대1」의 루블화 명목가치 절상 계획을 밝혔다. 옐친대통령은 경제에 미치는 타격을 줄이고 동전 및 지폐대체 비용을 덜기위해 98년 한 해 동안 신구 루블화가 혼용되며 구루블화는 99년1월1일부터 사용이 금지되지만 2002년말까지 은행에서 새 화폐로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유예기간 설정은 지난 91년과 93년 러시아가 새 화폐를 발행하면서 구소련 루블화와 교환할 수 있는 기간을 단 3일만 허용, 엄청난 혼란을 빚었던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옐친은 『인플레가 잡히고 기본 생필품의 가격이 안정됐기 때문에 화폐개혁을 단행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화폐개혁에 따라 현재 1대5천8백 정도인 달러대 루블의 환율도 1대5.8로 바뀌지만 루블화의 명목가치 절상에 따라 실제 거래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러시아 정부는 화폐개혁이 성공할 경우 물가가 안정되고 경제개혁에 필수적인 외국기업의 대(對)러시아 투자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92년 2,500%가 치솟았던 러시아의 물가는 지난해 22%에 이어 올해 예상치가 12%로 떨어지는 등 상승세가 급격히 둔화됐다.
〈모스크바〓반병희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