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좌우동거정부 불화…시라크,『국정개입』 선언

  • 입력 1997년 7월 17일 20시 48분


사회당 등 좌파의 총선승리로 지난달 5일 출범한 프랑스의 세번째 동거정부(코아비타시옹)가 불협화음을 내기 시작했다. 우파인 자크 시라크 대통령이 최근 좌파내각의 정책을 비판하면서 자신의 역할을 확대하겠다고 선언하자 좌파인 리오넬 조스팽 총리는 16일 헌법상 대통령의 권한은 국방 및 외교권에 국한된다고 지적하는 등 공개적인 설전이 벌어지고 있다. 불화는 지난 14일 시라크 대통령이 프랑스혁명 기념일을 맞아 가진 TV인터뷰에서 좌파내각의 정책을 비판하면서 표면화했다. 시라크 대통령은 좌파내각이 발표한 민영화정책 중단, 사회보장 확대, 가족수당 인상 등이 재정적자를 심화시켜 유럽단일통화 참여기준을 충족할 수 없도록 하며 법인세 인상, 해고절차 개정안 등은 기업에 지나친 추가부담을 안겨준다고 비판했다. 좌파내각은 출범이후 고용증진을 위해 기간산업 및 군수산업에 대한 민영화를 유보해 우파정부가 추진해온 프랑스텔레콤 톰슨CSF 등의 매각을 무산시켰으며 사회보장 확대에 필요한 재원마련을 위해 법인세를 인상했다. 시라크대통령은 『대통령의 역할은 국제사회에서 프랑스의 위상과 유럽통합, 수출시장 점유율, 균형잡힌 사회를 만들기 위한 모든 업무에 관련된다』면서 『조언과 견제를 통해 국정에 적극 개입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대해 총리실 대변인은 16일 성명을 통해 『조스팽 총리는 국무회의에서 대통령과 총리에게 부여된 헌법상 권한에 대해 지적했다』고 발표, 헌법상 총리가 책임지도록 돼 있는 내정에 간섭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총리실 성명 직후 시라크 대통령 역시 대변인성명을 통해 『대통령은 자신의 직무에 충실하기 위해 앞으로도 프랑스의 장래에 관계되는 큰 문제들에 대해 생각을 밝힐 것』이라고 반박, 불화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파리〓김상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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