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노동당정부]『행정문외한만 모여서…』우려의 눈길

  • 입력 1997년 5월 3일 21시 42분


토니 블레어 노동당정부의 장점은 새롭고 참신하다는 점이다. 그러나 행정경험이 없다는 점에서 단점이 되기도 한다. 지난 79년 마거릿 대처총리가 들어선 이래 보수당정부가 18년간 장기집권을 하는 바람에 노동당은 행정경험을 쌓을 기회가 없었다. 예비내각의 각료들 가운데 행정경험이 있는 사람은 고작 3,4명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것도 각료급에 있었던 사람은 아무도 없다. 행정무경험을 반드시 비관적으로 볼 일은 아니지만 벌써부터 「20세기 최대의 무경험 내각」인 블레어정부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블레어총리로서는 예비각료를 출범 첫해에 각료로 임명해야 한다는 노동당규정을 어길 수 없기 때문에 행정 무경험자의 발탁은 불가피한 일이다. 우선 블레어 자신부터 변호사 경력외에 아무런 행정경험이 없다. 존 프레스콧 부총리는 호텔과 유람선의 식당종업원 출신. 전국선원연맹의 간부를 맡으며 노조에 투신한 그는 현재도 노동당내 노조세력의 대부격이다. 고든 브라운 재무장관은 강사와 TV기자를 지내다가 83년 정치에 입문했으나 역시 행정경험이 전무하다. 최초의 맹인 각료인 데이비드 블런켄트 교육고용장관은 상점점원과 사무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비록 지방행정이지만 셰필드지방의회의 자문역과 의장직을 맡은 것이 고작이다. 마거릿 베켓통상산업장관은 야금학자 출신. 노동당내에서 산업정책연구직을 맡아보긴 했지만 행정 능력은 미지수. 로빈 쿡 외무장관은 교사와 성인대학강사를 지낸 학자 출신으로 71년부터 3년간 에든버러지방의회의 의원직을 맡은 적이 있지만 외교실무를 다뤄본 적은 없다. 잭 스트로내무장관은 변호사 출신으로 잠시 TV기자로 활동한 적도 있다. 일링턴지방의회 의원과 런던교육청에서 잠시 일한 적이 실무경험의 전부. 이밖에 예비내각에 몸담고 있었거나 블레어총리의 선거운동을 도운 참모중 상당수가 장차관급 직책을 맡을 것으로 보이지만 이중에도 이렇다할 행정경험을 가진 사람은 찾아보기 어렵다. 〈런던〓이진령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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