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니아 반정부 무장소요 확산…수십명 사망설

  • 입력 1997년 3월 5일 16시 24분


초대형 금융사기사건으로 촉발된 반정부 무장소요로 들끓고 있는 알바니아에서는 4일 수십여명 사망설이 나도는 가운데 탱크가 폭동중심지인 남부지역 도시에 진입하는등 진압군 배치가 거의 완료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비상사태 선포 이틀째인 이날 소요 중심지인 블로러를 비롯한 남부지역에서는 총기난사와 약탈,공공건물 방화 등 극도의 혼란과 무정부상태가 계속되고 있으며 4살 어린이가 유탄에 맞아 숨지기도 했다고 목격자들이 전했다. 그리스 민영 SKAI-TV는 소요중심지중의 하나인 사란더市와 주변에서 민간인 수십여명이 숨졌으며 경찰이 폭도들에게 산채로 불태워지기도 했다고 현지 목격자등을 인용,보도했다. TV는 이날 소요지역의 그리스계 주민지도자를 전화로 연결,사란더 인접 델빈에서 헬기가 목격된후 총성이 울려퍼졌으며 "수십명의 민간인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목격담을 전했다. 사란더市의 SKAI 특파원은 시내침투를 시도하던 경찰이 폭도들과 총격전을 벌이다 1명이 산채로 불태워졌으며 다른 1명이 인질로 붙잡혔다고 전했다. 무기고에서 탈취한 화기로 중무장한 사란더市 시민들은 정부군의 진압작전이 시작될 경우 이에 맞서 싸울 것을 다짐,전투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현지 AFP기자가 말했다. 시내에서는 총기난사와 약탈,방화 등이 이어진 가운데 진압을 앞둔 긴박감이고조됐다. 블로러의 무장 시위대도 당국의 무력진압에 맞서 싸울 태세를 다지고 있다고 목격자들이 전했다. 국영 TV는 소요지역인 기로카스터르市에 진압군이 탱크를 앞세우고 진주했으며 군병력 투입후 총격사태는 없었다고 보도했다. 블로러市에도 이날 저녁무렵 軍이 도시주변을 포위하는 등 병력배치를 거의 완료했다고 가톨릭 구호기관 카리타스 소속의 한 신부가 말했다. 진압군 병력은 소요지 주변도로에 차단선을 설치하고 통과차량과 여행자들에 대한 검문검색을 강화하고 있으며 블로러등 정부군의 진압작전이 예상되는 지역에서는 외국인 철수령이 내려진 가운데 생필품 사재기와 피난행렬이 이어지고 있다고 소식통들이 전했다. 국영 ATA 통신등은 일부 시민들이 경찰에 총기를 반납하기 시작,1천7백여정의 화기가 회수됐다고 밝혔으나 관리들은 블로러와 사란더 등을 비롯한 남부 해안지역이 아직 정부의 통제권에서 벗어나 있는 상태라고 시인했다. 한편 민영 신문사들은 군사당국의 검열에 항의, 이날 신문발행을 전면 중단했으며 몇몇 야당인사와 BBC방송 특파원을 비롯한 외신기자들은 親정부 신문들로부터 범죄자로 지목된 뒤 당국의 검속에 대비해 은신했다. 또 블로러 현장 취재를 시도하던 외신기자들은 카메라등을 압수당하고 블로러행이 봉쇄됐다. 샬리 베리샤 대통령은 야당세력과 사태수습을 위한 대화를 갖고 상호협조 의향을 내보였으나 갑자기 태도를 바꿔 연정구성등 야당과의 제휴가능성을 배제했다. 그는 이번 사태 책임을 공산당의 후신인 사회당에 돌리면서 폭동진압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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