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등소평조문 TV보도 「뒤바뀐 순서」화제

  • 입력 1997년 2월 21일 19시 56분


21일 중국국영 중앙텔레비전의 아침7시 뉴스. 鄧小平(등소평)의 유언을 가족들이 江澤民(강택민)총서기에게 편지형식으로 보냈다는 뉴스에 이어 각국요인들이 보내온 애도서한과 담화 위로전문 등이 보도되기 시작했다. 하시모토일본총리 클린턴미대통령 등 주요국가 원수들의 모습과 위로전문내용이 차례로 소개되는 가운데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의 위로전문도 여섯번째로 소개됐다. 머리가 희끗한 김대통령의 집무광경이 화면에 비춰지면서 『등소평선생은 걸출한 정치가이며 세계역사를 위해 새로운 한 페이지를 펼쳐 놓은 인물』이라는 전문내용이 흘러나왔다. 반면에 金正日(김정일)이 보낸 위로전문은 전혀 대접을 받지 못했다. 『이밖에 쿠바 조선 베트남 미얀마 등에서도 위로전문이 도착했다』며 도매금으로 소개되는데 그쳤다. 물론 김정일이라는 이름도 거론되지 않았다. 중국의 중앙텔레비전(CCTV)은 인민일보와 마찬가지로 중국의 공식입장을 대변하기 때문에 뉴스아이템의 선정 발표시간 형식 등에 매우 신경을 쓰고 있다. 이날 아침 8시와 정오 뉴스에도 이같은 보도내용이 그대로 되풀이됐다. 북한최고사령관겸 국방위원장 명의로 된 김정일의 위로전문은 21일자 인민일보에 유엔 한국 등 17개 국가와 국제기구의 위로전문들과 함께 게재돼 완전히 무시당하는 데까지는 이르지 않았다. 북경(北京)의 한 북한전문가는 이날 CCTV의 위로전문 보도에 대해 『과거 毛澤東(모택동)사망시 金日成(김일성)의 애도서한을 자세히 보도했던 것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을 느낀다』며 中―北(중―북)관계가 갈수록 「혈맹관계」에서 「공식적 관계」로 옮아갈 것임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북경=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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