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소평 사망/장수비결]매사낙관…팔순때도 매일 냉수마찰

  • 입력 1997년 2월 21일 07시 39분


[윤성훈기자] 鄧小平(등소평). 향년 93세. 파란만장한 혁명가의 삶과 공산당의 피비린내나는 권력투쟁의 삶을 살았던 등은 어찌보면 일개 평범한 촌로보다 더 오래 천수를 누렸다. 나이 70이 넘어서까지 정치가로서 세차례의 실각과 복권을 거듭하며 인생의 고뇌와 부침을 뼈저리게 느꼈을 그가 이같이 장수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사실 그가 정치적으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천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건강을 일생동안 지켰기 때문이다. 등의 죽음은 갑작스러운 변고나 지병에 의한 것이라기보다는 나이에 따른 파킨슨병과 간경화 등 고령에 의한 극히 자연스러운 것이었다. 생전에 그가 밝힌 건강의 비결은 자연의 순리(順理)에 따르는 지극히 단순한 것. 「낙관적 사고방식」. 등은 그 자신 생애에서 가장 고통스러웠던 시기로 꼽고 있는 60년대 문화혁명을 견딜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 사고방식 때문이었다고 말하곤 했다. 등은 그 위에 「너무 많은 일을 하려 들지 않고 모든 근심걱정을 떨치고 매사에 지나치지 않는다」는 소신을 가져왔다. 이같은 「낙관적이고 무리하지 않는다」는 총론에다 수영 냉수마찰 브리지게임 당구 섭생 등의 각론으로 등은 자신의 건강을 다졌다. 여름이면 중국지도자들의 휴양지인 북대하(北戴河)에서 매일 헤엄을 치고 일광욕을 즐겼다. 실내보다는 대자연속에서 물살을 가르고 수영을 하는게 훨씬 원기회복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는 또 육체적인 건강뿐 아니라 정신적인 건강을 위해 과도한 정치적 사고로 인한 긴장을 이완시켜주는 단순한 놀이, 즉 브리지게임을 평생동안 즐겼다. 브리지게임은 프랑스 파리 유학생활을 시작한 16세때부터 가진 취미. 계절따라 운동도 달리했다. 겨울이면 칠순 팔순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매일 냉수마찰을 했다. 또 사망하기 몇년전부터는 건강을 위해 평생을 즐기던 줄담배도 끊었다. 이와 함께 야채위주의 식사와 끼니때마다 반주를 한잔씩 마시는 그의 식생활도 건강유지의 주요한 요소였다. 또 소식(小食)에다 쌀로 만든 미주(米酒) 한잔씩의 섭생으로 지난 50년대 후반부터 지금까지 변함없는 체중을 유지해 왔다. 그의 강인함은 『우유 한잔과 빵 한개를 사면 행복했다』는 청년기 프랑스 유학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후 34년 대장정에 참가하고 장작을 패고 공장일을 했던 문화혁명과 67년 실각 및 73년 복귀에 이르는 그의 파란만장한 삶을 끝까지 지켜준 것은 「건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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