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 망명/긴박한 북경]대사관 무장경찰 추가배치

  • 입력 1997년 2월 17일 20시 15분


○…전날 金正日(김정일)의 55회 생일을 보낸 북한대사관은 17일 날이 밝으면서 돌연 긴박한 분위기에 싸이는 모습. 이날 아침 북한대사관 차량들이 일제히 빠져나와 어디론가 사라졌는가 하면 정오무렵에는 10여대가 일제히 들어오는 진풍경을 연출. 이날따라 북한대사관 주변의 중국공안 차량도 5대로 늘어나 더욱 긴박감을 주기도. 이날 북한대사관 차량들이 무슨 임무를 띠고 대거 출동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朱昌駿(주창준)대사 전용차가 오전 11시10분경 중국외교부로 들어가는 것이 목격됐다. ○…주중(駐中)한국대사관에 대한 경비가 17일 아침부터 부쩍 강화됐다. 건국문외대가 1호에 위치한 국제무역센터 3∼5층의 대사관사무실 입구에는 중국공안은 물론 철모를 눌러쓰고 소총을 손에 든 무장경찰도 추가배치돼 삼엄한 분위기를 연출. 뿐만 아니라 국제무역센터의 엘리베이터 입구에도 공안이 검문대를 설치, 신분증과 대사관출입증을 소지하지 않은 사람들은 출입을 통제하고 있어 대사관 직원조차 못들어가는 일도 종종 발생. ○…황장엽비서의 한국행 실현과 저지를 둘러싸고 남북한과 중국 사이에 치열한 외교전이 펼쳐지고 있으나 관련국들이 공식발표는 물론 일체의 움직임을 비밀에 부치고 있어 취재진의 어려움이 가중. 일부 한국기자들과 외신기자들은 영사부건물과 중국외교부 북한대사관 등지의 차량출입 상황을 수시로 체크, 외교접촉을 추적하는 작전을 구사. 이 바람에 가끔 중국요인들과 얼굴이 비슷한 사람이 드나드는 것을 잘못 알고 거물출현설이 나왔다가 사라지기도. ○…50대 초반으로 보이는 한 중국인이 오전 10시경 영사부 건물에서 나온 중국측 관계자 2명으로부터 경찰 저지선을 통해 흰색 봉투를 건네받아 취재진의 눈길을 끌었다. 이 남자는 봉투를 건네받은 후 북한국적의 중국 거주민인 조교(朝僑)들과 한동안 대화를 나눈후 사라져 북한측이 황비서의 동정에 관한 자료를 입수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혹이 일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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