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李圭敏특파원」 크리스토퍼 미국 국무장관은 코피 아난 신임 유엔사무총장과 회동한 자리에서 클린턴 행정부가 유엔과의 협력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과 유엔 양측이 생각하는 협력관계라는 것의 내용은 아마도 일치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유엔이 미국으로부터 미납 분담금 13억달러를 받아 내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유엔의 개혁이다. 지금까지 미 의회가 분담금 지급을 거부해 온 명분이 「유엔의 개혁노력이 미흡하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바로 이 개혁방안에서부터 미국과 유엔은 시각에 차이가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즉 미국이 생각하는 개혁은 유엔이 기구를 스스로 대폭 축소하는 것이며 신임 사무총장이 이 방향에서 유엔개혁을 이끌어 주기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아난 사무총장측은 이에대해 명백하게 답하지 않고 단지 『지난 10년간의 유엔근무중 축적된 지식을 바탕으로 광범위한 개혁안을 만들고 있다』는 말만 했다.
유엔이 마련중인 개혁안은 지난 2년간 진행되어 온 직원감축 같은 것이 아니다. 시대적인 요구에 상응하기 위해 유엔의 구성요소를 개편하는 것에 관한 내용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예를 들어 유엔은 안보리 상임이사국의 권한축소처럼 회원국 대부분이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를 개혁대상으로 삼고 연구하고 있지만 이 문제는 클린턴 행정부의 관심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개혁방향에 대해 유엔과 미국은 이견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이제 미국은 유엔의 개혁에 대해 유엔 사무총장 및 다른 나라들과 보다 타협적인 대화를 해야할 시기가 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