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權宰賢 기자」 아프리카의 후견인을 자처해온 프랑스가 최근 과거 식민지였던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의 군사반란에 무력개입하면서 아프리카에서의 위상 정립을 두고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프랑스는 지난 5일 새벽 중아공 주둔 자국군을 동원, 중아공의 수도 방기 남서부를 장악하고 있던 반군 거점을 공격, 10명을 사살하고 36명을 포로로 잡았다. 이번 공격은 4일 정부군과 반군간의 중재에 나선 프랑스 해군소속 2명의 장교가 뒷머리에 반군측의 소행으로 보이는 총격을 받고 숨진 사건에 대한 즉각적인 응징이었다. 그러나 이는 자크 시라크 프랑스대통령이 지난해말 역시 프랑스의 식민지였던 자이르사태와 관련, 『아프리카에 대한 일방적 개입의 시대는 끝났다』고 선언한 것과 전면배치되는 행동이었다.
자이르 동부의 반군세력은 프랑스가 모부투 세세 세코 대통령을 지원하고 있다며 공공연하게 프랑스군이 자이르에 비밀리에 투입됐다고 주장해 왔다.
시라크는 중아공사태 해결을 위해 소집된 전 프랑스 식민국가 정상회담에서도 프랑스군은 『어떠한 방식으로든 직접적으로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중립정책을 거듭 다짐했었다.
앙드레 콜링바와 다비드 다코 등 2명의 전직대통령을 포함한 중아공의 야당연합세력은 『중아공 국민들에 대한 야만적 행위를 즉각적으로 중단하라』며 프랑스의 무력개입을 제국주의의 발호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리오넬 조스팽 사회당 당수도 프랑스군의 자위권을 인정하면서도 이번 사태로 프랑스가 아프리카국가들의 국내분쟁에 말려들고 그로 인해 반프랑스감정만 확대될 것을 우려했다.
지난해 11월15일 봉급인상과 처우개선을 요구하며 시작된 중아공의 군사반란은 지난해에만 세번째로 발생한 것으로 94년 최초의 민선대통령으로 뽑힌 앙게 펠릭스 파타세에 대한 사임요구로 이어지며 중아공의 민주주의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아프리카주둔 프랑스군은 1만명에 달하며 이중 중아공에는 지부티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2천명의 병력이 주둔해 있다.